주부 박 모(51) 씨는 최근 머리를 망치로 얻어 맞은 것처럼 아픈 상태가 며칠 동안 지속돼 견디다 못해 병원을 찾았다. 그가 받은 진단은 '뇌동맥류'. 혈관 벽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올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한 질환이다. 특히 순간적으로 혈압이 올라갈 때 자주 발생한다. 종종 꿈을 꿀 때도 뇌혈류 증가로 파열되기도 한다.

뇌동맥의 일부에 결손이 생겨 그 부분이 돌출되거나 뇌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데, 이것이 어느 순간 터져서 심각한 뇌 손상을 불러오는 병이 뇌동맥류다. 만약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하고 번개가 번쩍할 정도의 극심한 두통이 발생했다면 뇌동맥류가 파열한 경우라 볼 수 있다. 작은 뇌동맥류가 터진 경우 진통제를 복용한 뒤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다수가 1주일 내에 재출혈하고 출혈 반복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는 만큼 극심한 두통이 있으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출혈과 함께 심한 두통으로 5~10분 정도 정신을 잃게 된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서 갑자기 뇌압이 올라가 일시적으로 뇌혈류가 중지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한 번 파열된 뇌동맥류는 24시간 내에 재출혈 가능성이 가장 높다.

뇌동맥류 파열로 병원에 오는 환자 10명 가운데 3명은 병원에 오기 전에 사망하거나 병원에 오더라도 회생하기가 어렵다. 특히 두 번 이상 파열된 뇌동맥류 환자 10명 중 7명은 뇌손상으로 심한 후유증을 갖거나 사망할 정도로 재발이 더 무서운 병이다.

하지만 대개 파열되기 전의 뇌동맥류는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기 쉬운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전에 없던 갑작스런 두통이 며칠 간 지속되면 일단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뇌동맥류는 3 대 2 정도의 비율로 여자에게서 많이 발생하고, 나이별로 보면 40~60대의 발병 비율이 높다. 특히 고혈압 환자들이나 흡연자들은 이 병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뇌동맥류를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발견 즉시 수술을 받는 것이다. 가장 먼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이용한 3차원 뇌혈관검사와 자기공명영상촬영(MRI)으로 뇌동맥류 유무를 확인한다. 증상이 확인되면 치료를 한다. 두개골을 절개하지 않는 '혈관 내 수술인 코일색전술'이 시행되고 있다. 뇌혈관조영술을 통해 동맥류를 파악한 뒤 혈관 안에 백금코일을 집어넣어 동맥류의 내강을 채워 넣고 혈류를 차단해서 혈전형성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전신 마취를 할 필요가 없어 환자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른 시간 내에 시술을 할 수 있다. 마취를 하면 위험한 환자나 고령의 환자에게도 시술할 수 있으며, 뇌혈관조영술 검사와 동시에 시술을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또 수술적인 치료에 비해 회복이 빠르며 병원 입원기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

코일색전술을 하기 어려운 환자에게는 개두술을 시행하게 된다. 두개골을 열어 뇌의 주름 사이에 파묻혀 있는 동맥류를 찾아내 의료용 클립으로 혈액이 동맥류 안으로 흘러들어가지 못하도록 막는 방법이다. 개두술은 두피 절개 등을 시행하므로 환자의 고통이 따르고 시술 과정에서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환자에게 코일색전술과 개두술 가운데 어느 치료법을 시행할지는 동맥류의 크기, 위치, 모양, 환자의 나이 및 상태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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