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 사용 늘어 노안 확산
신체 각 부위 중 가장 먼저 노화 시작
근거리 사물 잘 안 보일 때 의심을

허 모(삼계동) 씨는 올해 일흔이지만 안경을 쓰지 않고도 생활하는 데 별 다른 불편을 겪지 않았다. 평소 눈 건강을 위해 당근, 비타민C 등을 자주 챙겨 먹은 덕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그는 아직도 괜찮은 시력을 갖고 있다. 그는 노인복지회관이나 경로당에 갔을 때 대부분의 노인들이 신문이나 잡지를 볼 때 두꺼운 돋보기안경을 끼고 있는 걸 어색해 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눈이 침침해 진 듯한 느낌이 자주 들었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물이나 글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직장인 이 모(41·부원동) 씨는 사무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 화면을 쳐다보며 지내다. 문서 및 보고서 작성 업무를 많이 처리하기 때문이다. 일과 시간에는 가끔 눈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먼 산을 10분 정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나름 눈에 대한 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씨는 퇴근 후에도 스마트 폰으로 온라인 게임 등을 하며 여가시간을 보내기 일쑤다. 심지어는 아이들과 아내가 잠든 후에도 혼자서 2시간 정도 게임을 즐기기도 한다. 이런 생활습관 탓인지 언제부터인가 시력이 급격히 나빠졌고, 근거리의 사물과 글에 대해서는 시력장애까지 생겼다. 이 씨는 안과에서 노안이 왔다는 말을 들었다. 근래 들어 노안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는 모양새다.
 
■ 노안이란
노안은 노화 현상의 일종이다. 나이가 들면 수정체가 딱딱해지고 탄력이 떨어진다. 신체에서 가장 먼저 노화가 시작되는 곳이 눈이다. 노안 증상을 자각할 수 있을 정도라면 노화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 노안을 유발하는 원인은 특별히 밝혀진 게 없다.
 
노안이 오면 조절력이 감소돼 근거리 작업이 방해를 받는다. 좀 떨어진 거리에 있는 글자는 잘 보이는데 30~40cm 가까운 거리에 있는 글자를 해독하는 게 힘들어진다. 이를 노안이라 한다.
 
증상으로는 근거리 사물이 잘 보이지 않는 것 외에도 눈이 쉽게 피로해지거나 눈의 통증과 두통이 생기고, 눈이 침침해지고 흐릿해지는 것 등이 있다. 더러는 멀리 있는 사물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노안은 대개 40대 이후부터 발생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컴퓨터, 스마트 폰 등의 영향 탓에 20~30대 환자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원시가 있거나 평소 눈을 혹사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노안 현상이 40대 이전에도 올 수 있다. 40대 이전에 노안이 발생한 경우에는 눈을 혹사하는 습관을 버리고 적절한 휴식을 취하면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40대 이후에는 근거리 보완용 안경이나 노안교정수술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근시가 있는 경우 평소 착용하는 졸보기안경을 벗으면 가까운 사물이 잘 보이기 때문에 노안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잘 모를 수 있다. 그러나 근시 교정용 졸보기안경을 낀 상태에서 30~40cm 거리의 책글씨를 봤을 때 잘 보이지 않는다면 노안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해볼 수 있다.
 

▲ 한 안과의사가 환자의 눈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 노안의 원인과 치료법
사람의 눈 안에는 돋보기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있다. 이 수정체가 두꺼워졌다 얇아졌다 하면서 근거리와 원거리를 볼 수 있게 한다. 40대 중반 이후부터는 자연적으로 수정체의 탄력성이 떨어진다. 이 시기에는 근거리의 사물을 볼 때 수정체가 적절한 두께를 유지하지 못하는 탓에 글자가 흐려 보이는 것이다.
 
수정체의 두께 문제는 흔히 돋보기로 해결한다. 나이가 들수록 돋보기의 도수는 점점 높아진다. 노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근거리용 돋보기안경이나 근거리와 원거리용 도수가 함께 들어 있는 다초점안경을 착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안경을 쓰는 게 싫거나 안경을 쓰기 힘든 경우에는 수술로 노안을 교정하는 방법이 있다.
 
노안 교정수술에는 크게 3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라식수술처럼 레이저로 각막을 깎아내는 것인데, 보통 '노안라식'이라고 한다. 노안라식수술은 가장 간단한 수술 방법으로 양 눈이 모두 정시인 경우에는 한쪽 눈(부시안)에 대해서만 수술을 하기도 한다. 다만 노안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노안교정 효과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두 번째는 노안교정용 렌즈를 각막 내에 삽입하는 방법으로 '인레이수술'이란 게 있다. 각막 내에 노안교정용 렌즈(레인드롭, 카메라인레이 등)를 삽입하는 수술 방법으로 항상 한쪽 눈에만 수술한다. 수술 후 양안 시력의 차이가 발생해 적응하는 시간이 다소 필요하기는 하지만 효과는 오래 지속되는 편이다. 세 번째는 탄력을 잃어 조절력이 떨어진 수정체를 특수인공수정체 렌즈(조절성, 굴절성, 회절성)로 교체하는 방법이다. 노안의 근본적인 치료에 근접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백내장이 있다면 함께 해결할 수도 있다. 또 근시, 난시 등도 교정할 수 있다.
 
모든 노안교정수술의 공통점은 수술 후 충분한 적응 기간이 필요하는 것이다. 김해 최안과 최동욱 원장은 "노안은 질병이 아닌 노화현상으로, 세월이 지나면 누구에게나 생길 수있는 인체의 변화일 뿐 불안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며 "평소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하고, 필요하다면 안경과 수술 등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교정방법을 단계적으로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산 수정안과 박수정 원장도 "지금은 노안 때문에 불편을 감수하면서 살아갈 필요가 없는 시대다"라며 "정밀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노안교정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해뉴스 /주재현 기자 power@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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