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이윤기 옮김

책은 정답이 없는 우리의 삶에 위안과 기쁨을 준다. 살면 살수록 세상은 의문투성이다. '과연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책은 사람에게 하나의 지표가 되어준다.
 
내게는 <그리스인 조르바>가 그런 책이다. 이 작품은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장편소설로, 작가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주었다. 호쾌한 자유인 조르바가 펼치는 영혼의 투쟁을 풍부한 상상력으로 그리고 있다. 조르바는 카잔차키스가 자기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꼽는 실존 인물이기도 하다.
 
진정한 자유인 조르바는 악기 '산투르'를 가지고 다니며 춤과 노래를 즐기는 유쾌한 사람이다. 우리는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하고 싶었던 걸 못하고 포기하는 일이 종종 있다. 행복을 갈망하면서도 현실 앞에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조르바에게 행복은 지극히 단순하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신경 쓰며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는 우리와 달리 조르바에게는 현실적인 제약도, 시선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의 말처럼 말이다. "두목, 산다는 게 이런 것 아닙니까요. 나는 금방이라도 죽을 사람처럼 이런 짓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야 힘이 펄펄 솟아납니다."
 
매순간 최선을 다하고 불꽃처럼 열정 가득한 삶을 사는 조르바를 보면서 나는  새로운 용기를 얻는다. 자유와 행복을 꿈꾸지만 '이렇게 해도 괜찮을까'라며 멈칫하는 내게 조르바와의 만남은 '힐링' 그 자체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이 한 줄의 대사에서 조르바가 지향하는 삶의 태도가 확연히 드러난다. 욕심과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오늘도 잘 지내기를…. 조르바가 응원하는 것 같다. 자유의지의 소유자인 조르바를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


김해뉴스
>>김아림 /김해글로벗도서관 사서. 도서관에 찾아오는 외국인들을 만나며 다문화도시 김해를 위해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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