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회사원 전 모(50) 씨는 갑자기 집에서 쓰러졌다.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 여력이 있어 119에 전화를 걸어 다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그는 자녀들의 교육 문제 때문에 '기러기 아빠'로 살고 있었다. 퇴근해도 반겨주는 사람 하나 없이 썰렁한 집에서 혼자 지냈다. 혼자서 술을 먹는 횟수도 늘어났다. 생활이 불규칙해지면서 건강이 나빠진 게 이유였다. 그래도 그는 응급치료를 서둘러 한 덕택에 4주간 병원치료를 받고 퇴원할 수 있었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병원에 다니면서 치료를 받고 있다.
무더운 여름이 끝나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은 야외 활동이 많은 시기다. 준비 없이 이뤄지는 활동 도중 뇌졸중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는 노년층에서 주로 발병했던 뇌졸중이 최근에는 젊은층에서도 많이 생기고 있다. 뇌졸중의 원인, 재활치료 등에 대해 알아본다.

야외 활동 잦은 시기 발병 많아
환자 성격·행동 등 급격한 변화
장기적 방치 땐 일상생활 힘들어
인지·지각 능력 향상에 집중해야

 
■뇌졸중이란
뇌졸중은 일반적으로 갑자기 뇌혈관에 순환장애가 일어나 의식이 없어지고 신체가 마비되는 뇌혈관 질환을 말한다. 뇌졸중에는 뇌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과 뇌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이 있다.
 
뇌경색은 심장 및 주변기관에서 발생한 혈전(혈관 내 혈액 응고물)이 떨어져 나와 뇌의 혈관을 막는 '뇌색전증'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심장판막증 등의 심장질환 환자에게 뇌졸중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뇌색전증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뇌의 혈관 벽은 1천500㎜Hg라는 높은 혈압에도 잘 견디는 탄력성과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혈관이 약해진 부위는 200㎜Hg의 혈압에도 쉽게 파열돼 뇌출혈이 생긴다.
 
출혈성 뇌졸중의 원인으로는 고혈압성 뇌출혈이 가장 많다. 적절한 고혈압 치료를 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거나 무리하게 힘든 일을 했을 때, 또는 피로가 겹치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약해진 뇌혈관 일부가 높은 혈압에 의해 파열돼 발생한다.
 
뇌졸중이 발병하면 환자의 성격, 행동, 생활에 급격한 변화가 생긴다. 심할 때에는 기본적인 일상생활에서도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사회적·가정적 위치를 상실한 것으로 생각될 때에는 무력감, 당혹 등을 느낄 수 있다. 자신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미안한 감정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실수를 하게 되고, 의사 표현과 이해의 장애로 답답함과 짜증이 자주 나타난다. 대인기피증까지 생길 수 있다.
 
통상 뇌졸중 환자들 중 완전히 회복되는 수준은 9%에 불과하다. 73%는 심한 장애를 얻고 18%는 숨지는 것으로 의료계는 분석하고 있다. 뇌졸중 발병 후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재활 치료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뇌졸중 재활치료와 효과

▲ 한 의사가 보행치료를 하고 있다.
뇌졸중 환자의 경우 신체·정신·사회적 능력을 비롯해 취미, 직업, 교육 등 잠재적 능력을 향상시켜 정상에 가까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치료를 해야 한다. 다른 모든 질환처럼 뇌졸중도 재활치료를 서둘러 할수록 빨리 회복할 수 있다. 뇌졸중이 발생한 뒤 초기부터 다양한 운동 및 재활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게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다.
 
뇌졸증 환자들은 대부분 상실감이 크다. 평범하게 살다 갑자기 장애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재활치료를 할 때는 환자의 심리상태를 비롯해 적응해야 할 환경까지 고려해야 한다. 재활의학과 전문의,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재활간호사, 임상심리사, 의료 사회 복지사 등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협력해 치료하는 게 좋다.
 
뇌졸중 재활치료의 포괄적 목표는 환자가 최대한 기능적으로 독립해 발병 이전의 역할을 되찾고, 사회 복귀를 앞당겨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마비된 신체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의사소통 능력과 인지 및 지각 기능을 증진시켜야 한다. 보조 기구를 사용해 사회적·직업적 환경과 조건을 변형시켜 주는 등 다방면에 걸쳐 포괄적 치료를 실시해야 한다. 치료 목표는 현실적으로 잡는 것이 바람직하며, 주기적으로 환자의 기능 달성도를 재평가해야 한다.
 
뇌졸중 환자 가운데 75~85%는 재활치료를 받은 뒤 퇴원한다. 많은 뇌졸중 환자가 치료 후 이동 능력을 갖추고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지만, 실제 사회·직업적 결과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미국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 148명 중 69%가 일상생활을 스스로 수행할 수 있었고, 80%는 독립적으로 이동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들 중 71%는 직업 능력이 감소했고, 62%는 사회적 능력이 줄어들었다.
 
김해한솔재활요양병원 재활의학1과 전우현 과장은 "노인 환자는 뇌졸중 발병 이전에 다른 질환에 시달려 이미 기능저하를 겪는 경우가 많다. 또 치료를 일찍 중단하는 경향이 있어 치료후 경과(예후)가 나빠질 수 있다"며 "환자의 치료 의욕, 우울증, 가족 관계와 같은 정신적·사회적 변수들이 기능 회복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주재현 기자 power@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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