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 라마스케이트 씨 김해 방문
가야 사람들 천연호박 애호 동질감

지난 10일 서상동 수로왕릉. 한 외국 여성이 금빛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이곳저곳을 살피고 있다. 동유럽 발트3국의 중심국가인 리투아니아에서 온 아그네 라마스케이트(22) 씨다. 그는 영국 세필드대학에서 한국학, 경영학을 전공하다 두 달 전 교환학생으로 서울 연세대학교에 가면서 한국에 발을 딛게 됐다. 라마스케이트 씨는 이날 문화해설사 이란 씨의 도움을 받아 김해 곳곳을 탐방했다.
 
라마스케이트 씨가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6년 전 걸그룹 '소녀시대'의 영상을 보면서부터였다. 그는 이후 한국 드라마와 음악에 빠지게 됐다. 2년 전에는 리투아니아를 여행하던 김해 출신의 임성오(29·율하동) 씨를 만나 한국 이야기를 상세히 듣게 됐다. 이번 김해 방문은 임 씨의 초대로 이뤄졌다.
 
"금관가야를 세운 김수로 왕은 김해김씨의 시조입니다. 매년 봄, 가을이면 전국에 흩어진 김해김씨 문중 사람들이 수로왕릉에 모여 제사를 지냅니다. 김수로 왕은 아유타국에서 온 허 왕후와 결혼했답니다. 국제결혼이었지요." 이 씨의 설명에 라마스케이트씨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영국에서 한국학을 공부하면서 신라, 백제, 고구려 등 삼국의 역사를 공부했다. 김해에 와서 유적지를 돌며 가야의 역사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흥미롭다. 김수로 왕이 국제결혼을 했다는 사실도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라마스케이트 씨는 인근 김해한옥문화체험관에서 열린 미국 남성과 한국 여성의 전통혼례를 구경했다. 신랑, 신부가 가마를 타고 초례상 앞으로 가는 장면, 두 사람이 큰 절로 상견례를 하는 '교배례' 등 이색적인 전통혼례의 풍경에 눈을 떼지 못했다. 그는 "한국 전통혼례는 정말 아름답다. 나중에 결혼하면 한국 전통혼례 방식으로 하고 싶다. 어머니가 예쁜 한복을 입고 혼주석에 앉아 있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즐겁다"며 웃었다.
 
라마스케이트 씨는 이어 김해민속박물관, 김해고분박물관을 방문했다. 수릉원에서 열린 김해평생학습축제에 들러 장군차를 맛보기도 했다. 그는 "김해는 정말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가야 무덤 양식과 가야시대 사람들의 장신구 등이 흥미로웠다. 가야 사람들이 리투아니아의 상징인 천연호박을 장신구로 착용했다는 점에서 김해와 리투아니아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김해를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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