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공간 '생의 한가운데' 내동에 개설
앞으로 인문학 관련 행사 전문적 진행
도서평론가 이권우 씨 개관 기념 강연


인문학 관련 행사를 전문적으로 치르는 '인문공간'이 문을 열었다.

'막걸리 인문학' '달달한 인문학' 등을 선보였던 박태남 전 삼계로얄작은도서관 관장은 내동(금관대로 1365번길 10-11)에 인문공간 '생의 한가운데'를 열었다. 지난 16일에는 시민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진행했다.

'생의 한가운데'의 입구 벽에는 '삶이 던지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동무를 만나 우정을 나누기 위해, 세상을 힘껏 밀어 만들어 낸 틈으로 나가, 한 마리 나비가 되어 날기 위해 책을 읽습니다. 우애와 연대의 공간을 꿈꿉니다'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 지난 16일 펼쳐진 '생의 한가운데' 개관식에서 이권우 씨가 강연을 하고 있다.

박 전 관장은 "2014년의 '막걸리 인문학'을 시작으로 작은도서관과 빈 사무실 등에서 인문학 강좌를 계속 열었다. 자체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힘든 여건이지만 인문학 공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름은 독일 여류소설가 루이제 린저의 소설 <생의 한가운데>에서 따 왔다"며 "삶이 던지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구하기 위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삶 속으로 당당히 걸어가는 니나의 선택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관식에서는 도서평론가 이권우 씨가 '디지털시대에도 왜 여전히 책이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종이책은 전통적인 가치를 지닌 옛것이고 전자책은 새로 만들어진 것이다. 옛것과 새것이 공존할 때는 새것을 만든 사람이 '옛것은 죽고 새것이 살아남는다'는 주장을 펼친다. 그러나 종이책이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은 틀렸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디지털환경이 생활을 지배하는 시대에도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깊이 있게 생각하고, 남의 말을 깊이 있고 길게 들어야 하고, 근거를 가지고 설득력 있게 말하자면 책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 디지털로 받아들인 정보는 쉽게 잊혀져 다양하게 생각할 수 없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책을 읽으며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책의 내용을 넘어서 깨버리고, 한 발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책과 저자에게 계속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해에 '생의 한가운데'라는 인문공간이 생겨 고맙다. 백화점 문화센터식으로 인문학 강좌를 여는 공간이 아니라 진정한 인문공간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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