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手相)을 본다는 것과 수문(手紋)을 본다는 것은 그 의미가 다르다. 수상을 배우려고 할 때 대부분 손바닥에 나와 있는 문양 같은 선을 살피려고 애쓰지만 그것은 수상학의 전체가 아님을 새길 필요가 있다. 수상학은 손의 형태, 색깔, 질감, 촉감, 무늬 등을 전반적으로 관찰하는 것인 반면 수문을 보는 것은 손에 패인 선의 형태를 관찰하여 길흉을 따지는 것이 되니 수상학의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안면이나 두부(頭部)가 인체의 오장육부 기운이 솟아난 형태를 보여준다면 손은 비유컨대 나무의 지엽처럼 기운이 길게 뻗어 펼쳐진 것을 보여준다. 가을에 낙엽이 마르는 순서를 보면 잎의 중간보다 끝부분부터 시작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끝자락의 의미를 새길 수 있을 것이다. 손 또한 몸의 끝에 해당하고 손가락의 끝은 '끝의 끝'을 보여주는 부위가 되니 손톱이나 손끝의 색깔, 온기, 혈색, 뾰쪽함 등은 많은 정보를 보여준다. 손을 살펴 좋고 나쁨을 가늠할 때 염두에 두어야할 중요한 포인트다.
 
지난 글들에서 기준으로 삼았던 것들을 다시 상기해 보자. 손의 크기를 기준으로 나눈 큰 손과 작은 손이 우선인데 절대적 기준보다 상대적 기준이 우선임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몸이 크면 당연히 손이 큰 것이 비율에 맞는데 오히려 손이 몸에 비해 작다면 작은 손이 되는 것이 물론이다. 몸의 크기와 상관이 없이 절대적 크기도 참작하지만 상대적인 면을 볼 필요가 있다. 손의 후박(厚薄)을 따져 두터운 손, 얇은 손으로 나눌 수도 있는데 그 의미는 미루어 알 수 있을 것이다. 두꺼비 등과 같이 두터운 손이 기운을 많이 지닐 수 있음은 연상이 쉬울 것이다. 거친 손과 부드러운 손도 비교 기준이 되는데 활동량이나 생활 국면을 보여주는 채널이 된다. 따뜻한 손과 차가운 손의 차이도 기혈의 순환, 운기의 흐름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검은 손과 흰 손의 차이도 나름 의미를 부여한다는 사실을 언급하였다. 상기의 기준 외에도 몇 가지 기준들이 더 있는데 독자들이 직접 기준을 찾아보는 것도 수상학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가령, 손가락의 길이와 손바닥의 세로 길이를 비교한 측면도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손바닥은 손가락의 뿌리나 밭의 역할을 하고 손가락은 싹이나 줄기의 역할을 하니 에너지 발산 측면을 유추할 수 있는 것이다. 뿌리에 비하여 줄기나 싹이 길면 내부의 기운을 밖으로 잘 드러내는 측면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람의 경우 자신이 가진 기질을 외부로 잘 표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상징하는 것이다. 다재다능(多才多能)의 속성을 보여주는데 문학, 예능, 스포츠 등 자기표현이 많은 분야나 여러 사람을 이끄는 리더십이 필요한 분야에서 역량이 강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자기 통제나 제어의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약하기 쉽다는 것은 자연 알 수 있는 것이다. 손바닥의 길이에 비하여 손가락이 짧다면 그 반대의 속성이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자기표현의 힘은 떨어지더라도 자기 통제의 힘이 더 강하니 인내심, 지구력, 성실성 등을 통한 역량 발휘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직업적 연결 측면을 읽을 수 있으니 얼마나 많은 기준이 존재하는 지를 보여주는 한 예라 하겠다.
 
다음부터는 손금을 다루어 설명할 계획인데 손금을 언급하기 시작하면 손 전체의 형태나 속성을 놓치고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다시 강조하였다.
 
손 전체의 상태가 좋다는 것은 숲이 울창한 산과 같아서 그 산의 골짜기나 계곡에 흐르는 물의 상태가 좋다는 것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이다. 물의 상태나 흐름이란 기운의 흐름과도 같으니 모든 것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도 알 수 있다. 기억하시라! '손금보다 손!'



김해뉴스
박청화 청화학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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