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환자수 평균 12% 이상 늘어
45~45세 폐경기 여성에 주로 발병
증상 초기 땐 산책·스트레칭 등 도움

폐경기를 맞은 박 모(53·여) 씨는 몇 달 전부터 자고 일어나면 온몸이 뻣뻣하고 쑤시는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가끔은 근육통처럼 온 몸이 구석구석 쑤셔서 잠을 자다가도 깨기 일쑤였다. 처음에는 나이 탓이라서 잘 쉬면 괜찮겠지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통증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병원을 찾은 박 씨는 의사로부터 '섬유근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 섬유근통의 증상과 진단
섬유근통은 과도한 운동 후에 찾아오는 근육통이나, 같은 행동을 반복했을 때 생기는 가사용증후군 같은 근육통증증후군 가운데 하나다.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전신 통증 질환으로서, 피로감과 수면장애를 일으킨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 분석 결과 섬유근통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2009년 4만 1천 명에서 지난해 7만 3천 명으로 연 평균 12.2% 증가했다. 성별로는 지난해에 남성이 2만 3천 명, 여성이 5만 명이 치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성이 남성보다 배 이상 많았다.
 
섬유근통은 특히 45~55세 폐경기 여성에게서 흔히 발병하는 질환이다. 폐경 이후 이유 없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온 몸이 쑤시는 등 수면 장애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 될 경우 섬유근통을 의심해 봐야 한다.
 
섬유근통 환자 중 70% 이상은 일상생활에 불편이 초래될 정도로 피로감을 느낀다. 통증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 수면 장애도 겪는다. 편두통, 소화불량, 설사, 변비가 수시로 반복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에도 시달린다. 여기에다 우울, 집중력 장애 등이 동반될 수도 있다. 김해한솔재활요양병원 재활의학과 전우현 과장은 "섬유근통은 근육통과 증상이 비슷해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신근육통과 함께 두통, 설사, 변비 등이 3개월 이상 계속된다면 섬유근통일 가능성이 높다. 통증지점 18곳 중 11곳 이상에서 근육통이 느껴질 경우 섬유근통으로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섬유근통의 원인은 명확하게 알려진 게 없다. 의학계에서는 유전적 소인, 근육과 힘줄에 반복적으로 생기는 미세 외상, 수면장애, 자율신경이나 호르몬 이상, 중추신경계의 통증 조절 이상 등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중 중추신경계의 통증 조절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한다는 가설이 가장 많은 인정을 받고 있다. 중추신경계의 통증 조절 이상 탓에 몸 안의 통증 전달 물질 사이에 불균형이 생겨 통증 억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 물질이 감소하는 반면 통증전달 물질은 증가해 통증을 느낀다는 것이다.
 
전 과장은 "대개 예민하고 스트레스를 잘 받는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섬유근통을 정신질환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특히 폐경기 여성에게 잘 나타나는 것은 자식이 떠나거나 황혼기에 접어들면서 느끼는 외로움 등 심리적인 요인을 원인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그래픽=이수미 lsm@

■ 섬유근통의 치료법
섬유근통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만 치명적인 질환은 아니다. 운동과 약물치료로 얼마든지 호전시킬 수 있다. 주로 통증을 줄이고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과 수면 장애 등을 치료하는 약물치료, 스트레스 등을 해소시켜주는 정서적 치료를 실시하게 된다.
 
전 과장은 "심리적 요인이 통증의 원인일 수 있기 때문에 증상 초기에는 기분 전환을 위한 가벼운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산책, 스트레칭 등 매일 30분 이상의 가벼운 운동으로 기분을 전환시키라는 얘기다. 매일 강도를 높여가며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10분씩이라도 늘려 가는 게 바람직하다.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규칙적으로 병행한다면 발병 2개 월 이내에 호전시킬 수 있다. 조기 치료 시기를 놓쳐 극심한 근육통에 시달린다면 약물치료와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약물치료에는 진통제, 항우울제 등을 사용한다. 전 과장은 "항우울제는 우울증 뿐만 아니라 통증 질환에도 많이 쓰인다. 약물치료와 함께 기분을 전환시켜주는 활동을 해야 한다. 일주일에 2~3회 이상 매회 30분 이상 걷기나 자전거타기, 수영 같은 유산소운동을 해야 증상이 개선된다"고 말했다. 그는 "섬유근통은 환자의 심리 상태에 따라 호전 속도가 달라진다. 평소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 이유 없이 온몸이 아프다면 단순히 근육통이라 여겨서 가벼이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조기에 치료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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