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강부회(牽强附會)'. 자기 주장이나 입장을 위해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억지로 끌어다 씀을 일컫는 사자성어다. 최근 소프트뱅크사의 데이터센터 유치 후 김해시가 보여준 행보는 말 그대로 견강부회다.
 
김해시는 지난달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일본 굴지의 IT기업인 소프트뱅크 데이터센터가 김해시 구산동 KT연수원으로 이전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덧붙여, 잘만 하면 일본 대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유치가 잇따를 수도 있다고도 했다. 같은 날 김맹곤 시장도 시청 고위 간부들을 대거 대동한 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일본의 데이터센터 시장규모가 연간 8조 원에 육박하고 매년 10% 안팎으로 성장한다고 하니 김해시의 산업구조를 IT 위주로 재편할 수도 있는 엄청난 호재임에 틀림없다. 그런 이유로 김해시와 김 시장은 소프트뱅크 유치를 자신들의 공로로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김해시와 김 시장의 바람은 김이 새버렸다. 김해시의 발표 하루 전 KT 이석채 회장과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언제, 어떤 목적과 과정을 통해 데이터센터를 김해시로 옮기게 됐는지 상세하게 밝혔기 때문이다. 중앙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음은 물론이다. 어디에도 김해시와 김 시장의 유치 노력은 언급돼 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해시와 김 시장은 "이번 유치는 민선 5기 들어 난개발 방지를 위한 도시계획조례 개정과 792만㎡ 규모의 첨단산업단지 조성 등 장기적 미래 비전을 준비해 온 결과다"라고 자화자찬했다. 도대체 난개발 방지 조례와 완공도 못한 첨단산업단지 계획이 이번 데이터센터 유치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아전인수(我田引水)식의 공치사가 민망했던지 김 시장은 "데이터센터 유치는 김두관 경남도지사와 김태호 국회의원의 힘이 컸다"고 거듭 밝히기도 했다.
 
교묘한 언사로 잠시 정치적 이득을 챙길 수는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을 오랫동안 속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공치사에 바쁜 김해시와 시장에게 이번 유치 효과를 극대화하고 또 다른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한 전략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기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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