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정 김해제일고 교사 개인전
숲갤러리서 ‘원대리이야기’ 주제
사계절 자작나무 전시장에 가득

강원도 인제의 숲에서 자라는 자작나무를 계절별로 그린 작품 전시회가 열린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버릴 때, 비울 때, 숙일 때를 아는 자작나무들이 인간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다.
 
최현정(김해제일고 교사) 작가는 다음달 1~28일 김해the큰병원(대표원장 이동환) 숲갤러리에서 '원대리 이야기'라는 주제로 자신의 첫 초대전을 연다.
 
그는 인제 원대리의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을 한국화 물감의 은은한 멋을 이용해 그린 작품 15점을 전시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채롭게 변하는 자작나무의 모습을 담은 그림들이다.
 
봄을 가득 머금었거나, 늦가을에 잎을 떨어뜨렸거나, 하얀 눈밭에서 겨울햇살을 따스하게 받고 있는 자작나무들이 전시장을 채운다.
 
최 작가는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뒤 1995년부터 미술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20세 때부터는 한국화를 배웠다. 김해미술대전 한국화 우수상, 경남미술대전 한국화 특선, 제33회 대한민국미술대전 구상부분 평론가상 등의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최 작가가 자작나무를 그리기 시작한 건 6년 전 강원도에 휴가를 갔다가 자작나무를 보고 첫 눈에 반한 뒤부터다. 이후 자작나무의 생태를 공부하다가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작나무를 그렸다.
 

▲ '원대리의 가을'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 볼 작품은 '원대리의 가을, 2015', '연두에 울다, 2013', '비움…그 여유로운 행복, 2013' 등이다.
 
'원대리의 가을'은 지난해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상을 받은 뒤 자작나무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 위해 다시 자작나무 숲을 찾아갔다가 자작나무 아래에서 햇살을 받고 있는 싸리나무, 생강나무를 보고 감명을 받아 그렸다고 한다. 자작나무 숲 밖의 풍경을 그리던 작가의 시선이 숲 안으로 옮겨 간 작품이다.
 
'연두에 울다'는 나희덕 시인의 '연두에 울다'라는 시에서 제목을 따왔다고 한다. 그는 "봄의 자작나무는 터질 듯한 연둣빛 잎을 뽐내고 있었다. 그 빛에 매료돼 그린 작품이다. 완성한 뒤 한참 동안 제목을 짓지 못했다. 우연히 라디오에서 나희덕 시인의 '연두에 울다'는 시를 듣고 나 시인의 동의를 얻어 작품의 제목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 '연두에 울다'
'비움…그 여유로운 행복'은 자연의 경이로움을 화폭에 담은 작품이다. 최 작가는 "사람들은 머리로는 욕심을 버려야한다는 사실을 안다.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게 쉽지 않다. 자연은 자의, 타의에 따라 일부분을 상실하거나 비우며 새로운 생명을 맞이한다. 자작나무가 떨어뜨리는 잎을 보며 비워야할 때를 아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최 작가는 "자작나무 숲에는 생명이 삶을 이어가는 고귀한 질서가 있다. 순연하고 공생하며 비우고 받아들인다. 자작나무 숲을 만나 그림으로 그리면서 평생 만나는 사람들과 자작나무 숲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림은 삶의 기록이다. 언제까지 자작나무를 그릴지 모르겠지만 저의 이야기를 계속 그림으로 남기고 싶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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