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군부대 이발로 첫 활동
어르신 미용봉사 항상 즐거움
지난해 자봉한마음대회 표창

"봉사를 하기 전후의 저는 너무나 다른 사람입니다. 그게 고마워서라도 더 많이 봉사활동에 나서고 싶습니다."
 
서상동 감미화미용전문학원의 박미화(40) 원장은 지난해 연말 김해가야테마파크에서 열린 '2015 김해자원봉사 한마음대회'에서 한국자원봉사센터협회장 표창을 받았다. 자신뿐만 아니라 학원 수강생, 다른 미용학원 원장들과 함께 재능기부에 나서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나눠 준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는 52군수지원단, 진례육군부대, 부산공군부대, 실버캐슬요양병원, 서원요양병원 등에서 정기적으로 이발봉사를 한다. 김해에서 각종 축제와 행사가 열릴 때에도 네일아트, 페이스페인팅 등 미용재능봉사를 한다.
 

▲ 박미화(가운데)원장이 환한 표정으로 자원봉사활동에 열중하고 있다.

박 원장이 처음 봉사활동에 나선 것은 2002년이었다. 그는 "당시 운영하던 미용실의 고객이 자원봉사를 하던 사람이었다. 그로부터 미용봉사자들이 모자란다는 이야기를 봉사를 처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첫 도전은 군부대 이발봉사였다. 그는 군부대에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은 뒤 이발도구를 들고 원생들과 함께 부랴부랴 달려갔다. 첫 봉사는 설렘과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그는 "군부대에 들어가기 전에 초코파이나 과자 등을 가져갔다. 당시만 해도 군대는 상당히 보수적이었다. 군인들은 사회에 대한 그리움에 가득 차 있었다. 과자를 나눠 주고 손을 잡아 주자 우리가 무안할 정도로 좋아했다"고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박 원장은 큰 딸을 임신했을 때 봉사를 나간 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한 노인복지관에 미용실이 개관했지만 미용사들이 부족해 어르신들이 이용에 불편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박 원장은 임신을 한 이후 미용실 문을 닫고 자극적인 미용약품을 멀리 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미용사들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곧바로 노인복지관으로 달려갔다. "만삭에 입덧도 심했지요. 그런데, 봉사를 하며 어르신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불편함을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신기한 일이었지요. 뱃속의 아기와 함께 봉사하는 느낌이 들어 기쁘기도 했답니다. 일종의 태교 같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지금 딸은 아주 착하고 바르게 자라고 있답니다."
 
박 원장은 봉사를 할 때 늘 즐겁다고 한다. 특히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미용봉사를 할 때 가장 기쁘다고 한다.
 
그는 "어르신들의 손에 네일아트를 해 드리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할머니들뿐만 아니라 할아버지들도 좋아한다. 손톱에 물감을 바르는 게 신기해서이기도 하겠지만 손녀 같은 아이들이 자신에게 정성을 보이는 게 좋다고 한다. 멀리 떨어져 있어 자주 못 보는 친정어머니 생각이 나서 더 잘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봉사를 강조하는 박 원장 덕분에 원생들도 봉사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노지영(19) 양은 "군부대에 이발봉사를 가는 게 재미있다. 평소에는 이발기로 시원하게 남자의 머리를 밀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 군부대에 봉사를 하러 가면 시원하게 군인들의 머리를 밀 수 있다"며 웃었다. 그는 "미용봉사를 할 때마다 '나눔'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다. 페이스페인팅이나 네일아트 봉사를 할 때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게 너무 좋다"고 덧붙였다.
 
박 원장은 "봉사는 나 자신을 위한 일"이라고 말했다. "봉사를 하면 자신이 바뀌는 것을 느낍니다. 봉사를 모를 때의 저와 지금과 저는 완전히 다른 사람입니다. 어쩌면 가장 이기적이었던 제가 지금은 남을 배려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됐습니다. 남들에게 베풀 수 있다는 게 행복합니다." 

김해뉴스 /어태희 기자 tt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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