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인 고혈압 환자의 당뇨병 위험도를 보여주는 자료가 발표되어 화제다. 대사질환의 상호 연관성과 관련, 당뇨병 환자에서 고혈압 발생 위험이 높다는 것은 알려져 있으나, 고혈압 환자에서 당뇨병 위험증가의 근거는 추정 수준이었지 구체적으로 입증된 사례는 없었다.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유전체역학연구에서 한국인 고혈압 환자의 당뇨병 발병 위험도가 정상 혈압인에 비해 최대 1.6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총 10년간 관찰한 결과, 고혈압 환자에서 당뇨병 발생은 전체의 14.3%로 높은 유병률을 나타냈는데 정상, 고혈압 전단계, 1단계, 2단계 순으로 11.1%, 17%, 17.7%, 25.8%의 유병률을 보였다. 즉 혈압이 높아질수록 당뇨병 빈도 역시 상승폭을 보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혈압이 160/100mmHg 이상인 경우 4명중 1명꼴로 당뇨병이 발생했다. 결국 고혈압과 당뇨병이 개별적인 존재가 아니라 운명을 같이 한다는 것인데, 이 경우 심혈관 질환도 배가 된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혈압을 떨어뜨리면 당뇨병 위험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시적으로 보면 혈압 조절에 좀 더 힘을 기울이는 것이 고혈압과 당뇨병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길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요점은 현실적으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혈압이 정상보다 높아지면 당뇨병 위험도 따라 증가한다는 것이 핵심이므로 혈압이 조금이라도 높아지는 고혈압 전단계부터라도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할 것이다. 운동, 식이, 환경 등 생활요법을 통해 지표를 개선하고 추가적으로 항고혈압 약제를 치료에 적용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고혈압과 당뇨병이 동반될 경우 심혈관사건의 위험성이 두 배로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당뇨병 환자에서 혈압조절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여러 연구에서 당뇨병 환자의 혈압을 적극적으로 조절했을 때 심혈관사건 발생률과 사망률을 상당히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한다. 즉, 수축기 혈압이 10mmHg 낮아질 때마다 당뇨병과 관련된 사망률은 15%, 심근경색증은 11%, 미세혈관 합병증은 13%가지 감소한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의 적절한 혈압조절을 통해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상당히 줄여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당뇨병 환자의 혈압조절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자료를 보면 당뇨병 환자 가운데 혈압 목표치를 달성하는 경우는 40% 미만으로 나타났다. 70% 가까이 목표치에 이르는 비당뇨병 환자와 비교해 볼 때 매우 열악한 조절률이라 아니할 수 없다.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들이 충분한 혈압강하를 위해서는 두 가지 이상의 항고혈압 약제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당뇨와 고혈압이 동반된 환자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다.

덧붙여 비록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심혈관 합병증이 발생한 환자분들은 최근 의학의 발달로 관상동맥중재시술을 통해 치료를 할 수도 있으므로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병원을 방문하여 노년의 건강한 삶을 누리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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