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은 '한 목표를 둘 이상의 사람들이 먼저 도달하기 위함으로써 벌어지는 상황' 정도로 이해할 수 있겠다. 경쟁의 장점은 여러 가지다. 예를 들어 기업들은 시장에서 더 성능 좋고, 값도 싸며, 사용에 편리한 제품을 내놓으려 경쟁한다. 그 결과 기술은 진보하고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높아진다.
 
정치에서도 경쟁은 유권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이 경쟁의 미덕에 기대어 만들어진 정치 체제임이 분명하다.
 
김해시는 여·야간 경쟁이 작동할 수 있는 독특한 정치적 지형을 구축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오랫동안 독과점적 지위를 누려온 경남에서 여·야가 수적인 균형을 이룬 몇 안되는 지역이다. 실제로 시의회는 한나라당 의원이 11명, 민주당 의원이 11명, 국민참여당 의원이 1명이다. 지역구 국회의원 2명은 한나라당 소속이지만 시장은 민주당 소속이다. 여야가 서로 견제하고 경쟁할 수 있는 보기 드문 '황금분할' 구조다.
 
경쟁은 여러가지 미덕이 있겠으나 지나치면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다. 올들어 김해시 정치권에는 정쟁을 연상케 하는 몇 가지 우려할 만한 일들이 있었다.
 
올해 초 경전철 적자 문제를 둘러싸고 김맹곤 시장과 김정권 의원이 첨예한 갈등을 빚었다. 합리적 대안을 찾기보다는 '누구 책임이 더 크냐'는 소모적 논쟁으로 번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프트뱅크사 데이터센터 유치의 논공행상 과정에서 김 시장과 김태호 의원 사이에도 불신의 골이 깊어졌다고 한다. 김해지역 정가에 여·야의 갈등이 커지면서, 시장이 한나라당 측의 목소리에 아예 귀들 닫고 있다는 풍문도 여기저기서 들린다.
 
김해 정치권은 서로 경쟁하는 관계이긴 하지만, 김해시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김해시 정치권에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고 상호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공식화된 창구가 없다. 인근 부산시만 보더라도 시장과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모여 시정 발전을 협의하는 정기 모임이 있다.
 
경전철 국비지원 문제, 부영임대아파트 분양전환 문제, 난개발 방지 등 지역 발전을 위해 여·야 정치권이 협력해야 할 지역 현안이 산적해 있다. 김해시장과 지역구 의원들은 여러 현안에 머리를 맞댈 공식 협의기구를 구상해 보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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