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는 그림>

우지현
책이있는 풍경
도서 제공 : 영광도서


일상의 상처 어루만지는 에세이
지치고 흔들린 마음에 큰 위로
프리다 칼로 치열한 인생관 감동


찰나를 통해 영원히 사는 사람들. 바로 예술가의 삶이 아닌가 싶다. 진지하게 그림 속을 유영하다 보면 일상의 크고 작은 상처들과 만나게 된다. 때로는 어루만지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나를 만나면서 조금 더 단단하게 성장해 가는 자신을 보게 된다.

그림이 해답이나 대안을 알려 주지는 않는다. 다만, 지금은 어떠냐고 물어볼 뿐이다. 그림 안에서 삶을 들여다 보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온전히 마주하게 된다. 상처를 이겨내며 때로는 슬픔과 공존할 수 있는 길을 깨우친다.

<나를 위로하는 그림>은 책으로 그림을 이야기한다. 그림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책을 읽다 보면 '그림은 나'임을, '나 역시 당신'임을, '우리 모두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된다.

지치고 힘들수록 그것이 삶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되어 준다는 것을 보여 준다. 강렬한 색채의 표지색은 책을 선택하는 손에 힘을 불어넣어 주는 듯하다.

그저 한 폭의 그림이었던 것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내게로 와 몸과 마음을 일치시킨다. 몸과 마음이 비로소 함께 호흡하는 행복감을 가져다 준다. 해야만 하는 것 대신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게 하는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우지현의 맛깔스런 문체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살아 숨쉬는 듯한 싱싱한 물고기의 파닥거림을 느낄 수 있다. 너무 외롭고 너무 슬프고 너무 아프더라도 살아야 할 이유를, 캄캄한 동굴 속에서 어둠을 없애는 것은 결국 한줄기 빛임을 깨닫게 해 주는 의미심장한 울림도 느낄 수 있다. 한 폭의 그림에 녹아 있는 작가의 삶을 함께 들여다 봄으로써 그림을 이해할 수 있다.

프리다 칼로의 인생관에서 진한 감동을 받는다. '그녀에게 삶은 끝없는 고통이었고 죽음은 영원한 해방이었다. 삶이 준 맹렬한 고통은 무한한 심연의 고독을 야기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림을 통해 슬픔을 풍화시키며 자신의 주어진 삶을 혼신을 다해 치열하게 살았다'

우리는 살면서 늘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자세를 가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용기를 갖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희망을 품고 살아 간다. 삶을 향한 강한 의지로 희망을 전한 프리다 칼로의 인생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그림을 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에 대한 강한 기운을 얻는다.

저자는 글을 통해 독자를 그림으로 안내하고, 그림을 통해 나를 둘러싼 사람들의 세계로 들어가게 한다.

그림으로 작가를 이해하고, 책을 읽는 사람들의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스스로 알게 해 준다. 자신에 대해 깊이 관찰하게 하고, 이를 알기 쉬운 언어로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자신을 객관화시키는 것은 타인을 이해하는 시발점이 된다. 그림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이도 작가의 언어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림 속에 들어가 있는 나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나를 위로하는 그림>은 그림이 삶의 과정에서 얼마나 가치 있는 역할을 하는지, 글과 그림의 조화가 만들어 내는 예술성이 어떻게 삶의 성찰로 이어지는지, 그 절묘한 과정을 들여다 보게 한다.

읽음으로써 지적 완성도로 이어지는 것보다 성찰을 통해 몸으로 깨닫는 데에 진정한 독서의 가치가 있음을 <나를 위로하는 그림을>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아프면 아픈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모든 것을 지금의 자리에서 오롯이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책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김해뉴스



임홍자
영운초등학교 전담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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