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수학체험센터 진행
‘토크콘서트’ 700여 명 참석

"짧은 시간 안에 빨리 문제를 푸는 것보다는 자신이 찾아낸 투박한 풀이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경남도교육청(교육감 박종훈)과 양산수학체험센터는 지난달 31일 가야대학교 대강당에서 '학부모와 함께하는 수학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양산수학체험센터는 지난해 8월 경남도교육청이 개관한 선진형 수학체험센터다. 암기와 문제 풀이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즐거운 체험과 원리를 탐구하는 교육시설이다.
 
이번 수학 토크콘서트는 탐구를 기반으로 하는 수학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과정중심 수시평가'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열렸다. 경남도교육청은 지난해 3월부터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폐지하고 수업 수행과정을 평가하는 과정중심 수시평가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동환 부산교육대학교 수학과 교수가 특강을 진행한 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정인수 양산수학체험센터  교사가 토론을 진행했다. 가야대 대강당은 학부모 700여 명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 지난달 31일 가야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수학토크콘서트 장면.

이동환 교수는 학생들에게 수학적 호기심과 자신감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학생들은 문제를 풀며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탐구 과정에서 피드백을 받아야 하지만 부모나 교사로부터 야단부터 맞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짧은 시간 안에 빨리 문제를 푸는 것보다는 자신이 찾아낸 투박한 풀이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수능 같은 긴장된 상황에서 해설지의 세련된 풀이는 생각나지 않는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나만의 풀이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자녀들이 암산으로 문제를 해결한다고 다그치지 말아야 한다. 각자의 성향이 다르다. 암산은 자신만의 전략이 될 수 있다. 풀이과정을 형식적으로 적도록 시키지 말고 생각을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만 제공하면 된다. 풀이과정을 강요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 교수는 "초등학생 학부모들은 중간고사, 기말고사 폐지에 대해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시험 성적은 실력을 정확하게 나타낼 수 없다. 학생들의 잠재력은 과정중심 교육에서 발견된다. 시험 성적으로 얻은 순위는 학업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뿐이다. 학생들은 성적에 좌절하지 말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종훈 교육감은 학생들의 성적 평가방식을 과정중심 수시평가로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21세기 교육에서 교사들은 수업방법을 바꾸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학생들은 자발성을 바탕으로 공부해야 한다. 이를 적극적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평가방법을 바꿔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습 과정을 중요시하는 평가 체제로 전환하면 시험을 치기 위해 무작정 학습 진도를 나가지 않아도 된다. 교사들은 평소 계획하고 있던 대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인수 교사는 박 교육감에게 "수학은 암기 중심이 아닌 탐구를 기반으로 해야 하는 학문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경남도교육청은 어떤 행정적 지원을 할 예정인가"라고 질문했다. 박 교육감은 "지역별로 수학체험센터를 설치해 교사들의 수업 방법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김해뉴스 /배미진 인턴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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