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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은 No!… 일상의 불편함 파고들어 성공신화를 꿈꾼다”(6) ‘퍼플’ 강민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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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6.04.12 16:13
  • 호수 268
  • 7면
  • 김예린 기자(beaurin@gimhaenews.co.kr)

흥미 있는 일 하고 싶어 고교 4곳 다녀
부모 성화로 간 대학 무료함의 연속
‘나도 사장’ 프로젝트 참여 후 창업 관심

길게 늘어진 신발 끈 보고 아이템 선정
매듭팔찌 만들어 팔아 자본금 마련
끈질긴 노력 끝에 지난 1월 ‘히커’ 개발
10초 만에 원하는 길이 신발 끈 뚝딱

이달 중 펀딩 통해 자금 모아 제품 생산
나이키 등 대형 신발업체에 납품 목표

"길이가 길어 불편한 신발 끈을 언제 어디서든 잘라 신을 방법이 없을까?"
 
운동화를 신을 때마다 너무 긴 신발 끈을 처리하지 못해 불편한 경우가 많다. 신발 끈을 운동화 안으로 넣자니 발이 불편하고, 밖으로 빼자니 너무 길어 거추장스럽다.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회사를 차린 청년 창업가가 있다. '퍼플(First People)'의 강민성(25) 대표다.
 

   
▲ '퍼플'의 강민성 대표가 히커를 작동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강 대표는 지난해 5월 스물넷이라는 젊은 나이에 사업자등록을 한 뒤 지난 1월 신발 끈 제조기 히커(Heatcut-er)를 개발했다. 인제대학교 성산관에 있는 작은 사무실에는 '불편함 없는 세상으로 한 걸음 더'라는 퍼플의 구호가 붙어 있다. 구호에 좀 더 다가가기 위해 이다은(22·여) 씨와 이주곤(29) 씨가 강 대표와 함께 업무를 하고 있었다.
 
■다양한 경력의 고교 생활
"바닷물이 차가우니 들어가지 마라." "아뇨, 그래도 들어가 볼래요."
 
   
▲ 강 대표와 직원들이 업무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강 대표는 어린 시절 부모 말을 잘 듣는 아이가 아니었다고 한다. 공기업에 다니는 부모 아래서 자랐지만 규범과 규칙에 얽매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호기심이 많았던 강 대표는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 부모 말을 듣기보다 직접 경험하거나 직접 느끼기를 좋아했다.
 
강 대표는 부산 출신이지만 신제주초등학교, 장전중학교를 졸업했다. '고등학교는 어디서 나왔느냐'는 질문에 답을 머뭇거렸다. "고등학교를 한 군데만 다닌 것이 아니다"라는 게 그의 답이었다.
 
"처음에는 '공부를 하려면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야 한다'는 부모 말에 따라 부산 지산고등학교에 진학했습니다. 입학 후 수업 첫날 '왜 하고 싶지도 않은 공부를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미술 공부를 했답니다. 시각디자인과 미술을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학교 수업을 마친 뒤 미술학원에 갔습니다."
 
강 대표는 제대로 미술공부를 하겠다는 마음에 학교를 자퇴했다. 공부해야 한다는 부모의 등쌀에 밀린 그는 남산고등학교에 다시 1학년으로 입학했다. 그러나 전과 다름없는 학교생활에 지친 그는 산업디자인 공부를 할 수 있는 대진전자통신고등학교로 전학했다. 그곳에서 1년 간 공부를 하다 "요리도 참 재미있다"는 친척의 말을 듣고 호텔조리과가 있는 부산경호고등학교로 다시 학교를 옮겼다. 그는 결국 부산경호고를 졸업했다.
 
"제가 뭘 잘 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궁금했습니다. 기계적으로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것보다 흥미 있는 일을 하는 게 더 즐거웠어요. 부산경호고에서는 한식자격증을 땄습니다. 공부보다 사람 됨됨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멘토에게서 배운 인생의 새 길
강 대표는 대학에 진학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부모 요구를 이기지 못했다. 수시전형으로 지원한 대학 중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인제대학교 의생명화학과에 진학했다. 애초 대학을 마음에 담고 있지 않았던 그에게 대학생활은 무료함의 연속이었다.
 
"학과 수업에 관심이 없었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학교게시판에 인제대 링크사업단에서 진행하는 '나도 사장이다'라는 프로젝트 홍보물을 보고 지원을 했지요. 지원금 50만 원으로 튀김꼬치를 만들어 팔았답니다. 제가 참가자 중 최고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그때부터 '창업을 해 볼까'라는 마음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강 대표는 이후 인제대 링크사업단의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링크사업단은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이다. 취업률 향상을 위해 대학, 지역기업이 함께 인력 양성, 기술 개발을 하는 사업이다.
 
"링크사업단의 창업교육, 창업아카데미스쿨캠프, 멘토링 사업 등에 참여했습니다. 멘토링 사업에서 '베럴 먼데이' 송정웅 이사가 저의 멘토였답니다. '소셜빈' 김학수 대표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두 사람과의 만남이 제 인생에 전환점이 됐습니다. 그들을 통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고 돈을 버는 일이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지 깨닫게 됐습니다."
 
창업 제품을 고민하던 강 대표의 눈에 들어온 것은 길게 늘어진 신발 끈이었다. 그는 신발을 꽉 조이고도 남는 신발 끈을 어떻게 처리할지 늘 고민이었다. 남들도 자신처럼 불편함을 느끼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부산 서면에 무작정 나가 사람들에게 불편한지 물어봤다. 질문을 받는 사람 모두 '신발 끈 때문에 불편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걸 해결하는 방법을 창업 제품으로 만들어보자고 마음먹었다.
 
■끈질긴 도전으로 제품 개발 성공
강 대표는 지난해 1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신발 끈 제조공장을 찾아냈다. 막무가내로 찾아간 공장에서 신발 끈 제작과정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제품으로 연결시킬 것인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 지난해 2월 부산 해운대에 있는 전기조명장치 제조회사 소파리얼라이언스그룹㈜의 조길환 대표를 찾아갔다.
 
   
▲ 간편하게 신발끈을 자르는 장비인 히커.
강 대표는 "창업 제품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간편하게 신발 끈을 자르거나 만들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조 대표는 '참신하지만 과연 사업화가 가능할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한 번 해 보자'고 조 대표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의욕이 충만했던 강 대표의 발목을 잡은 것은 '자금'이었다. 그는 신발 끈 제조공장에서 받은 끈으로 매듭팔찌를 만들어 팔아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부산대학교 앞이나 대저생태공원 등 사람이 몰리는 곳을 찾아가 직접 만든 팔찌를 팔았다.
 
"부산대학교 앞에서 노점상을 열어 팔찌를 팔 때 두려운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에요. 남들이 '4년제 대학을 나와 길에서 장사를 하느냐'라고 비웃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장사를 해 보니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노점에서 팔찌를 파는 게 창피하고 부끄러워 포기하면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강 대표는 지난해 4월부터 7개월간 틈틈이 팔찌를 팔아 약 3천만 원의 돈을 벌었다. 부족한 자금은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의 문을 두드려 마련했다. 그는 동시에 신발 끈 문제를 해결하는 기계 개발 방법도 모색했다.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기술화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수업을 마치면 버스를 타고 소파리얼라이언스그룹을 찾아갔습니다. 신발 끈 팁(플라스틱으로 감싼 맨 끝부분) 을 잘라 끝을 마무리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지난해에만 300번 넘게 방문했습니다. 회사 관계자들과 끊임없이 토론을 했습니다."
 
강 대표는 1년 간의 노력 끝에 지난 1월 신발 끈을 쉽게 잘라 만들 수 있는 '히커(Heatcut-er)' 개발에 성공했다. 그는 운동화와 운동화 끈을 놓고 히커 작동법을 설명했다. 신발끈 팁을 히커에 넣고 단추를 10초 눌렀더니 히커가 신발 끈을 자른 뒤 끝을 팁으로 에워쌌다.
 
   
 
시제품 개발을 마친 강 대표는 11일부터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인디고고(indiegogo.com)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웹이나 모바일 네트워크 등에서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행위를 말한다. 그의 목표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신발생산·판매업체에 납품하는 것이다.
 
"남들과 똑같이 살면, 남들과 비슷한 일상을 살 수밖에 없잖아요. 처음에 창업을 반대하던 부모는 '창업 실패는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경험"이라며 지지해 줍니다. 회사 직원들과 회의하고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 자체가 정말 행복합니다. 지금 당장 주머니가 가벼워도 제가 잘 하는 일을 하면 돈은 당연히 따라오는 것 아닐까요.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더 편한 삶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요."-끝-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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