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누리 ‘꽃지누리농장’ 대표
 직접 체험 후 곤충 ‘꽃벵이’ 사육
“안전성 검증 식용·약용 재료”


"곤충은 환경오염을 일으키거나 멸종 위기를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건강에도 좋고, 과학적으로 안정성도 입증됐으니까요. 미래에 인류의 새로운 식량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대동면 초정리에 있는 '꽃지누리농장'의 정누리 대표가 환한 웃음과 함께 자신감을 나타내면서 이야기한다. 그는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농업을 하는 사람이다. 바로 곤충 식량사업이다.
 
정 대표는 꽃지누리농장에서 풍뎅이과 곤충의 굼벵이인 흰점박이 꽃무지 유충을 기른다. '꽃벵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곤충이다. 꽃벵이는 주로 약으로 사용된다. <동의보감>에는 '간질환 등 성인병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돼 있다.
 

▲ '꽃지누리농장'의 정누리 대표.
정 대표는 부인과 함께 지난해 8월부터 곤충 식량사업을 시작했다. 원래 컴퓨터 부품 관련업계에서 일을 하다 우연히 흰점박이 꽃무지 유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업종을 전환하게 됐다. 직접 꽃벵이를 먹어보고 건강에도 좋다고 느낀 뒤 망설임 없이 곤충식량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그는 "처음에 몸에 좋다고 해서 직접 먹어봤다. 한 달 정도 뒤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원래 안구건조증이 심했는데 증상이 완화됐다. 꽃벵이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갖게 됐다. 몸에 좋은 사업이라는 생각에 자부심도 생겼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곤충식품이 미래의 식량자원으로서 전망이 밝다고 밝혔다. 꽃벵이 배설물은 모두 거름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환경오염이 전혀 없고 재활용할 수 있다. 또 곤충식품은 인간의 식량을 소비하지 않기 때문에 식량을 두고 인간과 경쟁할 필요가 없다.
 정 대표는 "소고기 1㎏을 만들려면 사료 20㎏이 필요하다. 소고기를 생산하려면 인간의 식량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꽃벵이 1㎏ 생산에 필요한 사료는 불과 2㎏이다. 게다가 곤충은 번식능력도 뛰어나서 멸종위기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 환경만 잘 갖추면 농장이 폐사할 위험도 없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메뚜기, 식용누에 번데기, 백강잠 정도만 식용으로 허가됐다. 과학적 연구를 거친 게 아니라 오랜 섭취 과정을 거친 덕에 안전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과학적 안전성을 거친 곤충은 갈색거저리 애벌레와 흰점박이 꽃무지 애벌레"라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4년 8월 30일 한시적으로 꽃벵이를 식품원료로 인정했다. 한시적 인정이었지만, 영양·청결·식용가능성 부문에서 테스트는 이미 다 끝났다는 그의 설명이다.
 
꽃벵이는 음식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먼저 죽이다. 꽃벵이죽은 전복죽과 비슷하게 고소한 맛이 난다고 한다. 꽃벵이 팩도 만들 수 있다. 말린 꽃벵이를 물에 끓여 그 물로 세수를 하거나 머리를 감으면 피부가 매끈해지고 머릿결이 좋아진다고 한다. 단백질이 많은 계란 흰자 팩을 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실제로 꽃벵이는 악성 부스럼 치료에 사용된다.
 
꽃벵이를 직접 먹어보면 가루에서는 기름기 없는 번데기 맛이 난다. 처음에는 쓴 맛이 느껴지다가 갈수록 고소한 맛을 낸다. 건조 꽃벵이에서는 비리지 않은 멸치 맛이 난다. 바삭바삭한 식감으로 과자 같은 느낌이다.
 
정 대표는 꽃벵이 농사를 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게 어려움이라고 했다. 그는 "김해시는 곤충식량사업에 전혀 지원을 하지 않는다. 반면 충청도나 경기도에서는 곤충사업 농가를 많이 도와준다. 시가 농장주들을 모아 교육을 실시하면 사업이 더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시에서 도움을 준다면 좀 더 수월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제2차 곤충산업 육성 5개년(2016~2020)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곤충 사육 농가를 2015년 724곳에서 2020년 1천200곳으로 확대 육성하고, 곤충산업 시장규모를 현재 약 3천억 원에서 5천억 원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김해뉴스 /오진실 인제대 학생인턴 report@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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