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향교 전통성년례 행사에 참여한 임동재 씨가 노영칠 전교의 제가례 축사를 듣고 있다.

김해향교 16일 전통 성년례
올해 20세 인제대 학생들 참여
관례·계례 거치며 진정한 어른

김해향교(전교 노영칠)는 16일 오전 10시 30분 대성동 김해향교에서 올해 20세가 된 인제대학교 총학생회 학생 19명을 대상으로 전통 성년례 행사를 치렀다.
 
노영칠 전교는 "1973년 성년의 날  이후 44번째 행사다. 성년이 된다는 것은 어른이 되는 것이다. 보호받던 위치에서 벗어나 어른이 돼 사회에 헌신하게 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더 큰 사람이 되라고 당부했다. 성년 대표인 임동재·권다현(이상 20) 씨는 “자손으로서의 도리를 다 하고 사회인의 의무에 충실하겠다”고 다짐했다.
 

▲ 계자들이 큰 절을 하고 있다.
관례는 초가례, 재가례, 삼가례로 나뉘어 진행됐다. 초가례는 관례의 첫 번째 절차로, 성년이 된 사람에게 관·복건을 씌우고 어른의 평상복을 입히는 절차다. 재가례는 초가례 때 씌운 복건을 벗겨 갓을 씌우고, 어른의 출입복을 입히는 절차다. 삼가례는 재가례 때 씌운 갓을 벗겨 복두를 씌우고 어른의 예복을 입히는 절차다.
 
초가례 중에는 관자에게 복건을 씌우는 과정이 있다. 관자는 성년이 된 남자를 일컫는 말이다. 복건을 쓴 모습이 어색했던지 학생들 사이에서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재가례, 삼가례까지 모두 마친 후 초례가 이어졌다. 초례는 관자에게 술 마시는 것을 가르치고 이를 허락하며, 교훈을 내려주는 절차다. 초례에는 뒤에 앉아 있던 학생들도 참여했다. 김해향교 최복자 예절지도사의 말에 따라 학생들은 몸을 움직였다. 처음에는 절을 할 때 다들 어색해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졌다.
 
여학생들은 계례를 진행했다. 계례란 머리를 틀어 올려 비녀를 꽂고 족두리를 씌우는 등 어른의 복식을 입히는 절차다. 성년이 된 여자들은 '계자'라고 불린다. 학생들은 처음 해보는 경험이어서인지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했다. 족두리를 씌울 때나 절을 할 때 얼굴에는 수줍음이 가득했다.
 
성년이 된 학생들은 어른의 옷을 입은 채로 '자(字)'를 받았다. '자'는 본이름 외에 부르는 이름이다. 과거에는 이름을 소중히 여겨 함부로 부르지 않던 관습이 있어 '자'를 대신 불렀다. 한 남학생은 예의와 법도를 잘 지킨다는 뜻인 '예도'를 '자'로 받았고, 한 여학생은 달빛처럼 아름답다는 뜻을 가진 '월야'를 받았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자'가 적힌 액자를 품에 꼭 안았다.
 
임동재 씨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성년의 날 행사를 치르는 게 낯설었다. 흔히 할 수 없는 경험이었기에 더욱 뜻 깊었다"고 말했다. 권다현 씨는 "평소 입어보지 못하던 한복을 입어 기분이 좋았다” 고 덧붙였다. 
 
김해뉴스 /강은지 인제대 학생인턴 report@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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