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섭 교장.

이상섭 영진직업전문학교 교장
1986년 개교해 올해 30주년

"지난 30년 동안 교사의 꿈을 펼쳐 왔습니다. 전문 기술자가 제대로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올해 개교 30주년을 맞은 영진직업전문학교 이상섭(57) 교장의 말에는 자부심이 흘러 넘쳤다. 영진직업전문학교는 삼정동에 있는 용접·전기 전문기술자 양성기관이다. 1986년 명문학원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연 이후 강산이 세 번 변할 세월 동안 김해에서 수많은 용접·전기 전문가를 길러 사회에 배출했다.
 
이 교장의 고향은 부산이다. 경남상업고등학교(현 부경고)를 졸업한 뒤 1984년 부산 영주동에서 초당경리학원을 처음 개업했다. 이후 1986년 김해로 넘어와 진영시외터미널 인근에 영진직업전문학교의 전신인 명문학원을 세웠다. 2000년에는 김해시 지정 고용촉진훈련기관인 영진정보처리학원을 부원동에 열었다. 지난 1월에는 영진직업전문학교 교육훈련연구시설을 삼정동에 신축해 이전했다.
 
이 교장이 30년 동안 영진직업전문학교를 이끌어 온 것은 기업체 수만 7천여 개를 헤아리는 김해에 용접·전기 전문기술자를 양성하는 시설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김해에는 조선 기자재, 자동차 부품 등 중소기업이 많다. 그런데, 김해건설고등학교 외에는 전문기술자를 양성하는 곳이 없었다. 용접·전기 업무는 힘들지만 각 기업체에 꼭 필요한 일이다. 용접·전기 전문기술자를 양성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학교를 운영했다"고 말했다.
 
영진직업전문학교의 과목은 용접과 전기로 나뉜다. 대부분의 교육프로그램은 100% 국비 지원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재료비, 교재비가 무료다. 15세 이상 취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특수용접, 파이프용접 등을 가르치는 '국가기간 전략산업 훈련과정'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지난달부터는 경남도교육청의 위탁을 받아 '일반고 특화 직업 훈련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고에 재학 중인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수용접, 전기내선공사 기술을 가르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학교의 여러 실습장에서는 앳된 고등학생부터 나이가 지긋한 중년남성까지 파란 작업복을 입은 훈련생 80여 명이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한 실습장에서는 학생들이 인두와 납을 들고 전기 배선 수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다른 교실에서는 붉거나 파란 불꽃을 튀기며 용접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학교 전체가 마치 하나의 공장 같았다.
 
이 교장은 "훈련생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기술훈련에 쓰이는 기계와 재료를 직접 보러 다닌다. 다른 지역에서 배우러 온 청소년들을 위해 기숙사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용접 기술이 필요한 제조업은 우리나라 경제의 뿌리이자 산업의 기초다. 청년실업이 심각하다고 말하지만 제조업체, 특히 중소기업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기술의 중요성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장은 "30년 간 김해에서 직업전문학교를 운영해 온 곳은 우리밖에 없다. 훈련생들이 더 잘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김해지역 중소기업들과 기술협약을 맺을 생각이다. 김해시, 김해상공회의소, 기업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인재 양성에 힘쓰고 싶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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