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식 ‘에코한림’ 단장
최근 ‘반대 현수막’ 4곳에 부착
기자회견 등 추가 활동 계획도

"밀양신공항 유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평생 소음 때문에 고통 받아야 하는 한림면 주민들을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의 피해는 누가 보상해 주는가."
 
한림면의 지역환경단체인 '에코한림'의 정진식 단장은 밀양신공항 이야기를 꺼내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에코한림은 지난달 29일 한림면 4곳에 밀양신공항 건설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 4개를 내걸었다. 한림면은 밀양신공항을 건설할 경우 산봉우리 7개를 깎아야 하고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되는 등 큰 피해를 받는 지역이다. 에코한림은 2014년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환경단체다. 원전 반대 같은 거창한 구호를 내거는 대신 지역환경 보호와 개선을 내세우는 소박하면서도 순수한 민간단체다.
 

▲ 정진식 ‘에코한림’ 단장.
정 단장은 "밀양신공항은 한림에 백해무익하다. 한림의 환경을 파괴하고 발전을 막는다. 한림이 파괴되는 모습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어 주민들에게 알리고 우리의 입장을 보여주기 위해 먼저 현수막을 걸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림면 화포천은 복원에 성공하면서 김해의 허파로 거듭났다. 일본에서 황새 '봉순이'가 날아 왔고, 철마다 독수리와 다양한 철새들이 화포천을 보금자리로 삼는다. 그런데, 밀양신공항이 생기고 나서도 화포천이 제 모습을 유지할지는 의문이다. 무척산 등 명산의 봉우리들도 줄줄이 잘려 나갈 위기에 처해 있다"고 토로했다.
 
정 단장은 "김해공항이 생긴 지 40년이 됐다. 부산 대저를 보면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 공항 때문에 지역 발전이 막혀 버린 것이다. 밀양신공항이 건설된 이후 한림의 미래이기도 하다. 한림 주민들은 낙후한 지역 발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밀양신공항 유치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 단장은 "이미 한림 전역에 설치된 비료공장, 축사, 시멘트공장 등 때문에 주민들의 삶의 질은 이미 낮아져 있다. 여기에 비행기 소음까지 더해진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란 말인가. 학생들은 공부를 못하고, 주민들은 늘 소음에 시달리며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단장은 현수막을 설치한 뒤 밀양신공항 반대에 대한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밀양신공항이 한림에 미치는 악영향의 심각성을 느낀 주민들이 전화를 하거나 찾아온다. 한림 주민들의 입장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입장을 더욱 강력하게 표명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여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계속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어태희 기자 tt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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