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와 ㈔가야문화축제제전위원회(위원장 박명수)는 지난 8일 김해시청 대회의실에서 제40회 가야문화축제 평가 결과 및 발전 방안 보고회를 열었다. 용역을 맡았던 한국문화관광학회는 이날 보고회에서 가야문화축제 총 관람객을 145만 명이라고 보고했다. 생산유발효과는 562억 원, 소득유발효과는 92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231억 원이었다고 덧붙였다. 관람객 수는 김해시가 집계했고, 경제유발효과는 한국문화관광학회가 분석했다. 실로 어마어마한 수치가 아닐 수 없었다.
 
김해시에 관람객 수를 어떻게 집계했는지를 물어보았다. 시는 단위면적당 인구 밀집도를 추정한 뒤 전체면적을 곱하는 '페르미 추정법'을 사용했다고 답했다. 올해 가야문화축제가 열린 행사장의 총면적은 23만㎡였다. 시는 3.3㎡당 관람객 3~4명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 뒤 여기에 면적을 곱해 하루 관람객을 28만 6천명으로 잡았다. 연계행사가 열린 김해도서관, 김해박물관, 김해향교 등을 생각해 2만 명을 추가했다. 이렇게 해서 지난 4월 20~24일 열린 닷새 동안의 축제에 몰린 관람객 수를 145만 명으로 집계했다. 김해 인구가 53만 명이니, 모든 김해시민이 축제 기간 동안 3번씩 각종 행사장을 방문했다는 이야기다.
 
참고로 페르미 추정법은 부산 해운대구가 해운대해수욕장 피서객을 집계할 때 쓰는 방식이다. 해마다 '피서객 뻥튀기 논란'을 불러일으켜온 주범이다. 해운대구는 거센 비난여론에 시달리다 지난해 피서객 집계 방식을 대대적으로 바꾸겠다고 공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562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생산유발효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애매모호한 방식으로 산출된 관람객 수를 기반으로 해서 만든 결과물이었다. 업종별 생산유발효과를 보니 소매업 91억 원, 음식업 343억 원, 도로여객운송업 48억 원, 숙박업 50억 원 등으로 돼 있었다. 자료를 더 보니 '방문객 그룹별 1인당 평균 소비지출비용 분석'이라는 게 있었다. 그 중에서 '지역민(김해시민)'의 숙박비를 4천196원이라고 설정해 놓은 게 보였다. 실소가 터져 나왔다.
 
이날 보고회는 20여 분만에 끝이 났다. 시는 어림잡은 거대한 수치로 실적 자랑하기에만 바빴다. 관람객 수 집계방법이나 경제유발효과 결과에 대한 간단한 설명조차 없었다. 나머지 시간은 시장·제전위원장의 의례적 인사말로 채워졌다.
 
시는 올해 가야문화축제를 준비하면서 정부지정축제로 선정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축제에 5일간 무려 145만 명이 다녀갔다는 믿을 수 없는 자료를 과연 정부는 신뢰할지 모르겠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