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상가협의회 소속 상인들이 지난 14일 부원우체국 앞에서 신세계백화점·이마트에 상생협약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특위, 신세계 임시사용승인 불만
상임위·본회의 일정 거부 나서
일부 시의원 “사과 받고 정리해야”
엄정 등 “승인 취소는 별개 사항”


김해시가 신세계백화점·이마트 김해점의 임시사용을 승인하자, 김해시의회가 상임위원회 운영은 물론 예산결산, 추가경정예산을 처리할 본회의 일정에 대한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보이콧을 주도한 새누리당 시의원들 사이에서 허성곤 시장이 공개사과를 할 경우 시의회 활동을 정상화하자는 주장과 허 시장의 사과와 임시사용 승인은 별개라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김해시는 지난 14일 오후 6시께 신세계백화점·이마트 김해점의 임시사용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백화점·이마트 김해점은 오는 23일에 문을 열 예정이다. 김해시 디자인건축과 관계자는 "건축물에 대한 문제가 없다고 판단, 임시사용 신청에 대해 승인 결정을 내렸다. 임시사용 기간은 연말까지이지만 업체 측에서 조건을 갖출 경우 그 전에 정식 준공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특위를 가동 중인 김해시의회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예산결산특위 위원 6명 중 신세계 특위 소속인 김동순, 류명열, 엄정, 우미선(이상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5일 열린 제193회 김해시의회 1차 정례회를 앞두고 '2015 회계연도 세입·세출결산 종합심사'를 보이콧했다. 이들은 일부 상임위 활동도 보이콧했다.
 
이들은 오는 27일의 제2차 본회의 때에도 세입·세출결산, 추가경정예산 심사는 물론 각종 조례 안 제·개정 심사도 거부하기로 했다. 배창한 의장도 신세계 특위 의원들과 뜻을 같이했다.
 
그러나 주말이 지나면서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일부 시의원들 사이에서 '의정활동 거부는 지나치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신세계 특위 소속인 한 새누리당 의원은 "특위 위원들끼리도 견해가 엇갈린다. 회의에서 말다툼을 하기도 한다. 나는 신세계 건으로 시의회의 파행을 부르는 건 반대"라고 말했다.
 
배 의장과 전영기 부의장 그리고 상임위 위원장들로 구성된 시의회 의장단은 지난 20일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허 시장이 사과를 할 경우 의사일정을 정상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배 의장은 "의장단 회의에서 상임위까지 보이콧하는 건 무리란 말들이 나왔다. 허 시장이 22일 신세계 특위 의원들에게 사과를 한다고 했다. 사과의 진정성을 살펴본 뒤 본회의 거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명식 행정자치위원장도 "시의회의 위상을 확인하는 차원에서라도 시장, 국장, 과장 등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본회의를 거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특위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엄정(새누리당) 의원은 "허 시장의 사과는 사과에 불과할 뿐이다. 임시사용 승인을 취소하는 등의 가시적 조치를 취하는 것과 사과를 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철(무소속) 특위 위원장, 이정화(새누리당) 의원 등도 엄 의원과 비슷한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측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분열이 초래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새누리당 시의원은 "김해시의회의 새누리당은 김맹곤 전 시장 때 강한 단결력을 보여줬는데, 자칫하면 이번 일로 인해 앙금이 생길 수 있다. 철저히 토론하되 결론이 나면 모두 결론을 따라야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상동·동상동·부원동 등의 상인 200여 명은 지난 16일 오후 8시 부원우체국 앞에서 신세계백화점·이마트에 대해 상생협약을 맺을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가락로상인회, 중앙상점가상인회, 중앙번영회, 일번가번영회, 로데오번영회 등 ㈔중앙상가협의회 소속 상인들은 지난 14일 김해시가 임시사용 승인을 내 준 데 반발하면서 신세계의 결단을 촉구했다.
 
집회에 참석한 서상동 의류상점의 점주 이 모(65) 씨는 "신세계 측이 개점을 앞두고도 상가회와 상생협약을 안 맺는다. 백화점이 개점하면 중앙상가가 황폐해질 것 같아 걱정이 많다"고 호소했다. 부원동 의류가게의 점주 남재상(56) 씨는 "대기업, 대형마트가 상권을 다 잡고 있다. 우리는 죽지 못해 산다. 김해시가 상인들의 입장에서 상생협약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남태우·조나리 기자 le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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