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고 투수 김태현 군.

김태현 김해고야구부 좌완투수
지역 최초로 프로야구 1차지명
계약금 3억 원에 NC 입단 계약


김해 야구계에 큰 경사가 났다. 김해고 좌완 정통파 투수 김태현(18) 군이 김해 야구 사상 처음 1차지명선수로 프로야구 구단에 입단한 것이다.
 
김태현 군은 지난달 27일 프로야구 2017년 신인 1차지명에서 NC의 선택을 받았다. 이어 같은 달 29일 계약금 3억 원을 받기로 하고 NC에 입단했다. 김해고 출신 야구선수가 프로야구 구단에 1차지명선수로 입단한 것은 김 군이 처음이다.
 
김 군은 키 189㎝, 몸무게 92㎏의 뛰어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최고 구속 145㎞의 빠르고 공격적인 공을 던지는 투수다. 올해 각종 대회 10경기에 나가 54와 3분의 2이닝을 던져 3승2패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0경기에서 51과 3분의 2이닝을 던져 3승1패 평균자책점 0.87을 기록했다.
 
김 군은 NC 지명에 앞서 미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지난 겨울 일부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들이 김 선수에게 접촉을 시도했지만 그는 국내에서 먼저 뛰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김 군은 "국내 프로야구에서 먼저 성공하고 싶다. 그 뒤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김 군이 야구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초등학생 시절 친구들과 내동중학교 운동장에서 동네야구를 한 게 계기가 됐다. 내동중 야구부 박종호 감독이 야구를 하라고 조언해 그는 삼성초 야구부에 들어가게 됐다. 김 군은 "처음에는 야구에 대해 전혀 몰랐다. 투수가 뭔지도 몰랐고, 그저 공을 던지고 치는 것으로만 알았다. 야구부에 들어간 이후 본격적으로 투수로서의 꿈을 키우게 됐다"고 말했다.
 
김 군은 내동중에 진학하면서 박 감독을 다시 만났다. 당시 내동중 야구부는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투수도 많이 없었다. 그래서 김 군은 경기 출전 기회를 많이 얻게 됐다. 그가 성장하는 만큼 내덕중 야구부의 전력도 향상돼 전국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김 군은 "내동중에서 야구의 재미에 빠져들었다. 이기는 야구를 계속하면서 팀도 성장하고 저도 성장했다"고 회상했다.
 
야구 연습에 쏟았던 시간만큼이나 실력도 성장했지만 뜻하지 않은 슬럼프가 닥쳤다. 고등학교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올라갈 때 130㎞대였던 평균 구속이 120㎞대로 떨어진 것이다. 몸 관리에 실패해 체중이 줄어든 게 영향이 컸다. 그를 보러 야구장을 찾았던 프로야구 구단 관계자들의 표정은 달라졌다. 이는 그에게 더 큰 부담이 됐다.
 
김 군은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위해 밤새도록 공을 던지기도 했다. 비 온 뒤 땅이 더 굳어지는 것처럼 위기를 넘어선 뒤 그는 더 단단해졌다.
 
김 군의 야구 모자 안에는 '나를 믿자'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그는 "중학생 때 박 감독이 '냉정해지라'는 말을 많이 했다. 그때에는 이해를 못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무슨 뜻인지 알게 됐다. 수비가 실수를 하거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도 투수는 흔들리지 않아야 하지만, 저는 자신보다 타자·수비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나를 믿자'라는 문구를 모자에 새겼다. 스스로를 믿고 경기에 나서면 더 집중할 수 있고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웃었다.
 
김해고 야구부 김경환 감독은 "태현이는 긍정적인 마음자세를 가진 선수다. 경기를 하다 보면 잘 안 풀려 낙심하는 경우도 있지만 태현이는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태현이는 프로에서 힘든 고비를 맞더라도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제자를 칭찬했다.
 
김 군은 프로 구단 입단으로 첫 목표를 이뤘다. 이제는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그는 더 치열하고 더 넓은 경쟁 무대를 앞두고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무엇보다 1군에 올라 주전으로 자리를 잡는 게 목표입니다. 이어 국가대표로 태극마크를 달고 싶습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