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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집서 기뻐하던 할머니 표정 잊지 못해"주거문화를 가꾸는 사람들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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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6.07.13 10:01
  • 호수 281
  • 18면
  • 배미진 기자(bmj@gimhaenews.co.kr)
   
▲ '주거문화를 가꾸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이 봉사활동을 마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8년째 소외계층 집수리 봉사
회원 외에 자녀·자봉학생 동참
김장담그기·모금운동도 전개


"생활하기 불편한 낡은 집을 새집처럼 고쳐드립니다. 불러만 주십시오. 언제 어디든 찾아가겠습니다."
 
지난달 25일 오전 9시 생림면의 한 노후주택 앞에 '주가모'라고 적힌 형광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모였다. 이들은 트럭에 실려 있던 페인트와 장판, 벽지, 창문틀, 나무합판 등 각종 자재와 장비들을 바닥에 내린 후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집에 있던 물건들을 모두 마당으로 옮기고 장판과 벽지를 모조리 뜯어낸 뒤 페인트칠을 시작했다. 풀풀 날리는 먼지를 뒤집어쓰면서도 묵묵히 맡은 일을 하고 있는 이들은 바로 '주거문화를 가꾸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주가모)의 회원들이었다.
 
주가모는 2008년 8월 8일 출범한 독거노인 집수리 봉사단체다. 회원은 117명이다. 매달 5000~15만 원 씩 정기적으로 후원한다. 주가모는 집수리에 필요한 자재와 물품을 후원금으로 마련한다. 사회복지사나 지자체, 개인과 단체로부터 수리가 필요한 집을 소개받으면 회의를 거쳐 대상을 선정한 뒤 매월 넷째 주 토요일에 봉사활동을 펼친다. 회원들은 도배와 장판 교체는 기본이고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전기, 수도도 고칠 줄 아는 만능 재주꾼들이다.
 
주가모 서정일(54) 회장은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 어느덧 6년이 됐다. 주변에는 물과 전기가 제대로 나오지 않고 벽지에 곰팡이가 슬어 있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어르신들이 생각보다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어르신들이 조금이나마 쾌적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집 안 구석구석을 손본다. 회원들의 자녀와 봉사를 희망하는 학생들도 페인트칠, 쓰레기 치우기 등에 일손을 보탠다"고 말했다.
 
회원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을 묻자 입을 모아 "컨테이너에 살고 있던 할머니의 집을 수리해 준 일"이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었고 아들도 장애를 갖고 있었다. 서 회장은 "집에 찾아가니 할머니가 문 앞에 서서 못 들어가게 막고 있었다. 사회복지사가 할머니를 설득해 겨우 수리를 끝낼 수 있었다. 며칠 지나서 사회복지사로부터 '할머니가 바닥에 구르며 좋아하더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 마음이 뿌듯했다"고 말했다.
 
회원 박병국(54) 씨는 "처음부터 다시 지어야 할 만큼 곧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집이 많다. 지금 수리하는 집은 그나마 깨끗한 편이다. 몸은 힘들어도 봉사를 하고 난 후에는 마음이 개운하다"며 웃어 보였다. 부모와 함께 온 신영선(15) 양은 "낡은 집이 새집처럼 변하는 과정을 보니 신기하다.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 다음엔 친구들을 많이 데리고 오겠다"며 당차게 말했다.
 
회원들은 간단한 점심 식사 후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시 일을 시작했다. 마을 정자에 앉아 수리가 끝나길 기다리고 있던 어르신은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이 은혜를 어찌 다 갚을 수 있을까"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주가모는 집수리 봉사 외에도 김장담그기 행사, 불우이웃 돕기 모금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서 회장은 "주가모를 찾아주는 사람은 많으나 예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씩 활동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요청이 들어오는 곳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 찾아간다. 앞으로 더 많은 취약계층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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