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들이 예쁘게 조성된 '루먼의 뜰'에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원예봉사단체 김해마스터가드너
장애인시설에 ‘루먼의 뜰’ 조성
설계·시공, 장비·재료 직접 챙겨
동광육아원 등 5곳 추가 계획


상동면에 있는 '루먼 지적장애우 거주시설'에 예쁘고 아담한 텃밭정원이 만들어졌다. 일곱색깔의 알록달록한 울타리에 디딤돌, 그 사이에 깔린 잔디. 그리고, 야생화 화단과 오이·토마토·고추·상추를 심은 텃밭까지…. 장애인들은 멋진 정원에서 채소를 가꾸거나 밥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이곳에 만들어진 텃밭정원의 이름은 '루먼의 뜰'이다. 아름다운 도시를 위해 텃밭정원을 조성하는 봉사단체 '김해마스터가드너' 1, 2기 회원들이 만든 곳이다. 이들은 지난달 24일~지난 14일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루먼의 뜰'을 완성했다. 김해마스터가드너는 김해시농업기술센터의 농업 전문봉사자 양성과정을 수료한 도시원예분야 민간전문가들이 모인 단체다.
 
김해마스터가드너는 사전조사를 통해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뜰을 만들기로 했다. 거리도 멀고 정부 지원도 덜 받는 '루먼 지적장애우 거주시설'을 대상지로 정했다. 루먼을 선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상동면에 장애인 거주시설이 들어서자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주민들이 많았다고 한다. 김해마스터가드너는 장애인 시설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하고 주민들의 시선을 바꿔보고자 텃밭을 만들게 됐다.
 
김해마스터가드너 회원들은 설계에서부터 시공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을 직접 진행했다. 매일 도시락을 싸들고 삼삼오오 모여 오후 늦게까지 일했다. 봉사라고 해서 대충 일한 게 아니었다. 조경 전문가에게서 자문을 얻기도 했고, 생전 하지 않던 '노동'에 비지땀을 흘리기도 했다.
 
회원들은 재료와 장비를 직접 사서 일곱 색깔의 울타리를 만들고 디딤돌을 깔았다. 수레로 흙을 나르고 골목길에는 나사돌을 깔았다. 텃밭에 잔디가 너무 길게 자라면 장애인들에게 좋지 않을 것 같아 부직포와 나무껍질을 깔았다. 텃밭에는 열매채소, 쌈채소 외에 나무와 꽃을 심었다. 대개 텃밭은 식물을 가꾸는 뜰 정도의 수준이지만, 김해마스터가드너는 정원 느낌이 나는 텃밭을 만들었다.
 

▲ 김해마스터가드너 회원들이 정원을 조성하는 모습.

'루먼 지적장애우 거주시설'의 서성건 사무국장은 "이전에는 아이들이 마당에서 쉴 곳이 없었다. 버려진 공간에 멋진 정원이 만들어져 아이들과 텃밭정원을 가꾸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너무 행복하다"며 즐거워했다.
 
김해마스터가드너 회원들은 앞으로 5명씩 조를 이뤄 한 달에 두 번 정원을 관리할 예정이다. 풀도 뽑고 장애인들과 함께 각종 활동도 진행할 생각이다. 최두현 1기 회장은 "뜰을 완공하자 주민들이 너무 예쁘다면서 고맙다고 했다. 더운 날 텃밭을 만드느라 고생했지만 정말 뿌듯했다"며 웃었다.
 
김해시농업기술센터 송혜정 도시농업 담당자는 "장애인들이 뜰에 꽃이 심어져 있다고 수다를 떨기도 한다. 같이 텃밭을 가꾸고 밥도 먹는다"면서 "사랑을 나누자는 뜻에서 뜰을 만들어 완공식을 할 때 주민들과 떡을 나눠 먹었다. 앞으로 뜰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 생각이다. 뜰을 만든 뒤 놔두기보다는 활용을 많이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김해마스터가드너는 '루먼의 뜰'을 시작으로 앞으로 텃밭 5개를 더 만들 예정이다. 동광육아원, 가야지역아동센터, 보현행원에 뜰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내달 11일에는 사전 모임을 갖고 동광육아원에 만들 텃밭을 설계하고, 일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김해뉴스 /문세민·문서영 인제대 학생인턴 report@gimhaen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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