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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오리탕의 ‘이열치열’, 무더위 지친 몸에 생기 듬뿍가야대학교 서용규 총장직무대행과 '연지가든'
  • 수정 0000.00.00 00:00
  • 게재 2016.08.10 08:58
  • 호수 284
  • 11면
  • 남태우 기자(leo@gimhaenews.co.kr)
   
▲ 가야대 서용규 총장직무대행이 오리탕을 먹으며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10여 가지 한약재 넣어 끓인 해신탕
청둥오리·능이버섯·전복·문어 듬뿍

매콤한 오리불고기, 입맛 돋우기 최고
잡곡 섞은 영양솥밥 향기 온 몸에 가득

학교 창립멤버 참여해 24년간 근무
김해장군차 ‘황차’ 매력에 흠뻑 젖어


자동차 계기판의 온도계는 섭씨 34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뜨거우면서 후텁지근한 날씨였다. 그늘에 들어가도, 자동차 에어컨을 틀어도 열기를 식히기는 쉽지 않았다. 이럴 때는 차라리 땀을 흠뻑 흘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야대학교 서용규(59) 총장직무대행도 비슷한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그가 고른 점심 약속 장소는 뜨거운 음식을 파는 곳이었다. 한여름에 펄펄 끓는 탕을 먹으면서 땀을 쭉 뺄 수 있는 식당이었다. 바로 구산동에 있는 '연지가든'이었다.
 
먼저 도착해 반찬 맛을 보고 있으려니 서 총장이 방으로 들어왔다. 서 총장은 각종 행사에서 지나치듯 마주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같은 방에 나란히 앉기는 처음이었다.
 

   
▲ 특제 메뉴인 해신탕, 매콤한 오리불고기, 그릇에 덜어낸 해신탕 청둥오리 고기(사진 위에서부터).

서 총장이 들어오는 모습을 확인한 연지가든의 이미순(49) 사장이 큰 뚝배기를 들고 들어왔다. 커다란 문어 한 마리와 전복 여러 마리가 들어 있었다. 이 사장은 뚝배기를 가스레인지에 얹고는 불을 켰다. 그가 가지고 온 음식은 '해신탕'이라고도 부르는 '능이전복문어백숙'이었다. 가야대학교 최고지도자(ALP) 과정 14기라는 이 사장은 "한약재 10여 가지를 넣어 끓인 국물에 청둥오리, 능이버섯, 전복, 문어, 대추를 넣고 다시 끓인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해신탕을 맛보려면 적어도 1시간 이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신탕이 끓고 있는 동안 서 총장이 자신을 잠시 소개했다. 그는 대구 출신이다. 대구 영남고등학교를 졸업했고, 대구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 가야대학교가 경북 고령에서 개교를 준비할 때 창립 멤버로 가세해 학교 문을 여는 데 큰 힘을 보탰다. 그는 언어치료청각학과 교수로 근무했고, 교무처장·학생처장·입학처장·김해한옥체험관 관장·김해장애인복지관 관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2월 이상희 이사장의 뒤를 이어 총장(직무대행) 자리를 맡았다.
 
이 사장이 다시 들어와 먹기 좋게 해신탕을 덜어 줬다. 문어는 잘게 잘라 상 가운데에 놓았고, 전복은 작은 접시에 각각 나눠 담아 줬다. 또 청둥오리를 잘게 부숴 국물과 함께 그릇에 담아 나눠 줬다. 적당히 잘 익은 문어는 쫄깃쫄깃한 맛이 살아 있었다. 거기에 한약재 특유의 구수하면서도 진한 맛이 배어 있었다. 청둥오리 살코기는 담백하면서도 퍼석하지 않았고 쫀득하게 느껴졌다. 냉방기를 시원하게 틀어놓은 방안이었지만, 국물을 몇 숟가락 떠 마시자 벌써 이마에서 땀이 조금씩 맺히기 시작했다.
 
이 사장은 원래 어방동 가야랜드 인근에서 '김해가든'이라는 식당을 11년간 운영했다. 주로 보신탕과 오리탕을 팔았다. 임대 기간이 끝나는 바람에 가게를 내놓아야 할 처지가 되자, 6년 전 지금의 연지가든 자리를 매입해 식당을 새로 만들었다. 그는 "전라도에서 청둥오리를 가져온다. 청둥오리는 일반오리에 비해 작지만 고기는 훨씬 맛있다"고 설명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서 총장이 "청둥오리 가슴살은 회로도 먹는다"고 덧붙였다.
 

   
▲ 다양한 반찬과 '연지가든' 전경(사진 위에서부터).

서 총장은 원래 육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구에서는 '뭉티기'라는 사투리로 불리는 소 우둔살 고기만 즐겼다고 한다. 뭉티기는 힘줄을 제거한 뒤 사각형으로 크게 썰어 날것으로 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대구에서는 오리고기 요리가 그다지 보편화돼 있지 않다고 한다. 그는 "원래 보신탕도 먹지 않는다. 모임에 갈 경우 비교적 담백한 염소탕이나 닭백숙 정도만 먹었다. 그러다 김해에 온 뒤 오리고기를 알게 됐다. 김해에는 정말 오리고기 식당이 많았다. 이곳저곳을 다니다 연지가든을 알고 난 뒤로는 어지간하면 이곳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국어국문학과 출신이지만 시나 소설 등을 쓰지는 않는다. 그는 이것을 영남권 학자들의 특징이라고 했다. 예로부터 호남권 학자들은 '잡문'에도 눈을 돌렸지만, 영남권 학자들은 본연의 학문에만 몰두했다는 것이다. 그는 "호남 지역은 과거에 비옥했다. 먹을 게 많아 여유로웠다. 당연히 문학, 음악 등에 관심을 기울일 여유가 있었다. 반면 영남 학자들은 빈곤했다"고 설명했다.
 
서 총장은 차를 즐겨 마신다고 했다. 과거에는 중국산 보이차를 즐겨 마셨는데,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질 좋은 보이차를 구하기 힘들어진 뒤로는 차 종류를 중국산 홍차로 바꿨다. 최근에는 김해 장군차 중에서 발효차인 황차를 즐겨 마신다고 했다. 그는 "오늘도 황차를 끓여 2L나 마시고 왔다. 황차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매우 수준이 높은 차"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서 총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이 사장이 오리불고기와 영양솥밥을 들고 들어왔다. 연지가든의 가장 대표적인 메뉴다. 미리 익혀 온 오리불고기는 약간 매콤한 게 여름철 무더위로 떨어진 입맛을 돋우는 데 그만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당히 익은 양파는 약간 느끼할 수도 있는 오리고기의 맛을 보정해 주었다. 영양솥밥에는 쌀 외에 대여섯 가지의 잡곡이 섞여 있었다. 밥이 알맞게 잘 익어 구수하면서도 상큼했다. 상 위에 놓인 백김치, 깍두기와 영양솥밥을 함께 입에 넣었다. 향긋한 곡식 냄새가 온 몸으로 스며들었다.
 
해신탕에 오리불고기와 영양솥밥까지 챙기고 나니 몸 곳곳에서 땀이 비질비질 흘러 내렸다. 그래도 덥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지친 몸에 생기가 도는 듯 했다. '이열치열'의 참뜻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배운 셈이었다.
 
서 총장은 대구에 가족을 두고 김해에서 혼자 생활한다. 그는 점심이든 저녁이든 혼자서 식사 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그래서 손님들을 만나 밥을 함께 먹는 경우가 잦고, 또 그런 일을 좋아한다. 게다가 애주가여서 저녁에 손님을 만날 때는 반주를 즐긴다고 했다. 그는 "삼계동 어디 언저리에 좋은 식당이 있다. 다음 기회에는 저녁에 그곳에서 술이나 한 잔 하면서 이야기를 나눠 보자"며 껄껄 웃더니, 몰고 온 차를 타고 학교로 돌아갔다.

김해뉴스 /남태우 기자 leo@gimhaenews.co.kr


▶연지가든 / 김해대로 1902번길 12-134(구산동 933번지). 055-334-8852. 오리불고기정식 9000원, 오리불고기솥밥정식 1만 3000원(이상 점심특선), 청둥오리 참숯생구이(600g) 3만 2000원, 양념불고기(620g) 3만 5000원, 청둥오리스페셜 4만 8000~6만 8000원, 청둥오리탕 3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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