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에서 연일 폭염 경보·주의보가 발효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경남 남해군에서는 자신의 밭에서 콩대를 뽑는 일을 하던 97세 어르신이 열사병으로 의식을 잃고 쓰려져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 조심해야 할 '열사병' 등 온열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일사병, 어지럼증·눈 캄캄 동반
바람 통하는 그늘에서 쉬면 회복

심한 두통·경련 보이면 열사병
젖은 수건으로 식힌 뒤 병원 이송

하루 물 1.5ℓ 이상 수시로 마셔야
노인·영유아 등 야외활동 삼가야


■온열질환과 대처법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5월 23일부터 6월 24일까지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한 결과 총 539명의 온열질환자 발생 신고가 접수됐고, 이중 5명이 사망했다. 온열질환 사망자는 지난 6월 25일 처음 발생했다. 온열질환 사망자 5명 중 3명은 80세 이상 고령자였는데, 주로 논이나 밭에서 일을 하던 중 열사병 등으로 숨졌다.
 

전체적으로 온열질환자 신고 건수는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2.1배 증가했다.
 
목숨을 앗아가기도 하는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노출됐을 때 열로 인해 발생하는 응급질환이다. 우리 몸은 고온에 노출되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땀을 낸다. 또한 피부의 모세혈관 확장, 호흡 증가 등을 통해  열을 몸 밖으로 발산함으로써 체온을 유지한다.
 
온열질환은 체온조절 중추가 외부의 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기능을 잃으면서 발생한다. 열 발생 조절 기능이 망가지면 지속적으로 체온이 상승하고 열 피로, 열 실신, 열 경련, 열사병 등의 온열질환이 일어난다.
 
'더위 먹었다'고 할 때 이는 열 피로를 말하는 것이다. 이는 온열질환 중 가장 흔하다. 체내의 수분이 부족해지는 탈수, 소금 성분의 불균형 등이 원인이다. 열 피로 시에는 피로, 기력저하, 어지럼증, 두통, 구토와 더불어 근육에 쥐가 나는 현상이 나타난다.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기립성 저혈압, 탈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흔히 말하는 '일사병'은 의학적으로는 '열 실신'이라 부른다. 열 실신은 뜨거운 태양 아래에 오래 노출되면 어지러운 느낌과 함께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쓰러지는 증상을 말한다. 이는 장시간 고온에 노출되면서 인체의 말초 혈관들이 확장되고, 대뇌로 가야할 혈액이 다리 아래로 몰려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는 '대뇌 허혈'상태가 발생한 탓에 생긴다.
 

열 실신은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면 대부분 회복된다.
 
‘열 경련’은 과도한 운동으로 인해 수분, 염분 등이 부족해지면서 발생한다. 근육이 수축되면서 근육경련이 생긴다. 축구나 마라톤 등 운동량이 많은 운동을 하다 쥐가 나 주저앉게 되는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증세가 심할 경우 현기증과 구토 증세가 발생한다. 열 경련 시에는 그늘에서 쉬게 하고 소금을 물에 녹여 섭취하도록 한다.
 
더위로 인한 치명적인 질환은 '열사병'이다. 열사병은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게 되는 위험한 온열질환 중 하나다. 우리 몸은 오랜 시간 고온에 노출될 경우 체온조절 기능이 상실되고 중추신경, 근육, 간, 콩팥 등의 장기가 영향을 받게 된다. 이때 즉각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면 목숨을 잃게 된다. 열사병은 보통 40.5도가 넘는 높은 체온을 유발한다. 땀이 나지 않아 피부도 건조해진다. 또한 심한 두통, 혼수상태, 경련 등이 나타난다.
 
김해중앙병원 김원율 응급의료센터장은 "열사병은 열을 조절하는 신체의 기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해열제를 먹이는 건 도움이 안 된다. 의식이 없을 때 음료 등을 먹이면 흡인성 폐렴이 초래될 수도 있다. 열사병 증상이 나타나면 얼음물이나 젖은 수건 등으로 피부를 식혀 체온을 39도까지 떨어뜨리고 즉시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염 때 지켜야 할 건강 수칙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주 물을 마셔야 한다. 식사는 포만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하고, 하루 1.5~1.8ℓ 정도의 물을 수시로 마시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할 경우 1시간에 한 번씩 500㎖ 컵으로 물 2~4잔씩을 마셔야 한다. 땀을 많이 흘렸을 때는 빠져나간 염분과 미네랄 보충을 위해 이온음료를 마시는 게 좋다. 폭염에 취약한 노인, 영유아, 만성질환자 등은 무더운 날 오랜 시간 야외활동이나 운동을 하는 걸 삼가야 한다.
 
김 센터장은 "온열질환은 의식을 잃었을 때 즉시 응급처지를 하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운동 등 야외활동을 할 때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게 좋다. 여름철에 작업이나 운동을 할 때는 강도를 조금씩 높여 신체가 고온에 적응할 시간을 주고, 조금이라도 이상 증상이 느껴질 경우 병원을 즉시 찾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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