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원공원묘원에서 열린 '제2회 추석명절 합동추모제'에 참석한 유가족들이 고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매단 노랑풍선을 하늘로 날리고 있다.

낙원공원묘원 추석 이색추모제
고인 찍은 사진전시회·음악회에
편지 낭송회, 풍선 날리기까지


김해의 공원묘원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사진전, 음악회 등 이색적인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한림면에 있는 (재)낙원공원묘원은 지난 1~18일 '제2회 추석명절 합동추모제'를 열었다. 지난해에는 합동차례와 추모낭송회만 열었지만, 올해는 여기에 더해 '추억의 사진전시회', '고인에게 보내는 추모의 글', '추모음악회' 등을 추가했다.
 
낙원공원묘원 박병남 팀장은 "경제적 사정이 어렵거나 핵가족화 등의 이유로 차례를 지내지 못하는 유가족들을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명절 때마다 전국 각지의 묘원에서 합동추모제를 여는 경우는 더러 있지만, 사진 전시회나 추모 음악회를 개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낙원공원묘원은 지난해 8월 낙원공원에 잔디를 깔아 조성한 800평 규모의 낙원쉼터광장에 고인과의 추억이 담긴 유가족들의 사진과 그림 50여 점을 사연과 함께 전시했다. 유가족들이 고인과 함께 여행하며 즐거워하는 모습, 고인이 손녀 돌잔치에 참여한 모습, 고인의 유품을 찍은 사진 등이었다. 고인에게 보내는 추모의 글 200여 개도 쉼터광장을 수놓았다. '오늘 따라 유난히 보고 싶은 당신', '그리운 할머니, 보고 싶어요', '외할아버지,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 사랑합니다' 등 형형색색의 플라스틱 와패에 담긴 글귀는 보는 이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추석 합동차례는 지난 10일 오전 11시에 열렸다. 이날 유가족 300여 명은 합동차례를 지내며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 이어 추모음악회와 낭송회가 펼쳐졌다. 현악4중주단 '플레이코'의 연주와 지역가수 이성주 씨의 노래에 이어 유가족들이 무대에 올라 고인을 떠올리며 만든 자작곡을 부르거나 그리운 마음을 담은 편지를 낭송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노란 풍선에 편지를 매달아 보내는 '하늘편지 띄우기'로 마무리됐다. 한 유족은 "보고 싶습니다!"라고 소리친 뒤 풍선을 날려 보내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박 팀장은 "합동추모제에 음악회와 낭송회, 전시회 등 문화행사를 포함한 것은 경남에서 처음이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고인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고 기억을 나누는 시간을 통해 단순한 성묘의 차원을 넘어 가족들에게 축제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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