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사랑 실천가게'로 선정된 상동농협 하나로마트 매리점에 '번개탄 판매개선 캠페인' 안내판이 붙어 있다.

시보건소 ‘생명사랑 실천가게’ 눈길
착화탄 판매 때 자살 예방 캠페인


"손님, 실례지만 번개탄을 어떤 용도로 쓰실 건가요?"
 
김해시보건소와 김해시정신건강증진센터가 착화탄(번개탄)을 이용한 자살을 막기 위해 경남에서는 처음으로 '번개탄 판매 개선사업'을 시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15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번개탄을 이용해 자살한 김해시민이 2010년 11명에서 2014년 2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김해시보건소, 김해시정신건강증진센터는 '번개탄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생명사랑 실천가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살 시도자들이 김해 외곽 업소에서 번개탄을 산 뒤 강변이나 한적한 곳에 주차해 번개탄을 피운다는 점에 착안해 김해 외곽 번개탄 판매 업소들에서 번개탄을 판매할 때 자살 예방 캠페인을 벌이도록 한다는 것이다.
 
김해시보건소, 김해시정신건강증진센터는 이에 따라 김해 외곽 지역인 상동면, 대동면, 생림면, 한림면, 주촌면에 있는 25개 대형매장, 슈퍼마켓을 '생명사랑 실천가게'로 선정했다. '생명사랑 실천가게'는 자살 도구로 쓰일 수도 있는 번개탄의 진열방식과 판매방식을 개선한다.
 
우선 번개탄을 쉽게 보이지 않는 곳에 둔다. 대개 계산대 아래에 보관한다. 번개탄을 찾는 고객에게는 용도를 묻는다. 자살을 시도하려는 사람들이 질문을 받으면 번개탄 구입을 꺼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번개탄 포장지에는 '소중한 생명, 지킬 수 있습니다. 070-4632-2900(주간), 129(24시간)'이라는 문구를 적은 홍보 스티커를 부착한다.
 
김해시정신건강증진센터 박경희 팀장은 "번개탄을 이용해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시내보다는 강변이나 차를 세울 수 있는 곳에서 많이 발견된다. 이런 점에 착안해 유동인구가 적은 면단위 중심으로 개선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상동농협 하나로마트 매리점의 이희자(53) 주임은 "처음에는 고기불판 옆에 있던 번개탄이 보이지 않자 고객들이 번거로워했다. 그러나 취지를 설명해 주자 부정적이었던 반응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상동면 주민 최영순(40) 씨는 "아직 다른 곳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쉽게 번개탄을 구입할 수 있다. 구매 과정을 더 까다롭게 바꿔서라도 자살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해시정신건강증진센터는 생명사랑 실천가게가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업주교육을 실시하고, 효과가 높으면 김해 전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경희 팀장은 "생명사랑 실천가게 이외에도 자살 고위험군을 사전에 인지하고 자살 징후를 잘 발견할 수 있도록 한국형 표준 자살예방 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 교육을 매월 1회 이상 실시하고 있다. 자살 충동이나 우울 등의 어려움으로 상담을 원할 경우에는 센터를 방문하거나 전화(070-4632-2900)를 하면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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