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 186㎜, 상동면 185㎜ 등 김해평균 150㎜ 폭우
도로, 하천제방 등 38곳 피해…초중학교는 일시휴업



제18호 태풍 '차바'가 5일 엄청난 폭우와 바람을 동반한 채 경남과 부산을 강타하는 바람에 곳곳에서 재산, 인명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김해에서도 하천 제방이 붕괴되고 주택이 침수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경보가 발효된 5일 오전 6시 30분부터 낮 12시까지 장유 186㎜, 상동면 185㎜, 진례면 182㎜, 삼방동 173㎜, 진영읍 172㎜를 기록하는 등 김해지역 곳곳에 평균 150.6㎜의 폭우가 쏟아졌다. 태풍의 영향으로 김해지역 유치원과 초·중학교는 전면 휴업했다. 김해삼방고등와 임호고도 휴업했다.

▲ 대동면 괴정리 지나마을 앞 도로가 물에 침수되는 바람에 차가 움직이지 못하자 한 경찰관이 도와주러 가고 있다.

 
김해에서는 도로와 하천 제방 등 공공시설 38곳이 피해를 입었다. 지방도 1020호선 창원터널 방향 일부 도로 사면이 유실되는 바람에 도로에 흙이 쌓여 교통이 일부 마비됐다. 지방도 1030호선에서도 일부 도로 사면이 유실돼 부산 방향 통행이 통제됐다.
 
폭우로 하천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조만강과 대청천 제방 2곳이 붕괴되고 물이 범람했다. 진례면 용전마을과 상우저수지 일대 도로가 빗물에 떠내려 온 흙 때문에 유실되기도 했다.
 
오전 10시 45분께에는 장유에서 창원터널로 가는 대청터널 인근 공사장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도로 양 방향이 일부 통제돼 차량 정체 현상을 빚었다.

▲ 외동 김해시보건소 앞 도로가 침수돼 차들이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

 
주촌면 장유자동차전문학원 앞 6차선 도로 일부도 불어난 물에 잠겼다. 이 때문에 교통이 통제돼 장유에서 김해 방향으로 차량 정체가 발생하기도 했다.
 
오전 10시 5분께 대청계곡 인근에 사는 일가족 5명이 불어난 대청계곡물에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관동동, 부곡동, 진례면 상동 등에서는 차량 6대가 침수됐다.
 
주택 침수와 농작물, 축산농가 피해도 이어졌다. 주택 20곳과 농지 178㏊, 비닐하우스 1.7㏊가 침수됐다. 지렁이, 양계, 양봉 농가 9곳도 물에 잠겼다. 하우스 농사를 짓는 유은수(60) 씨는 "하우스가 모두 물에 잠겨 엉망이다. 펌프 3개로 물을 빼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달 말 토마토 출하를 앞두고 있다. 토마토가 모두 고사할 수도 있어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급격히 불어난 물에 어방동 일대 의류매장 4곳과 자동차 매장 1곳이 침수되기도 했다.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정 모(64·어방동) 씨는 "오전 11시 30분쯤 출근을 하니 여러 가게에 성인남자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 있었다. 매장 인근에 주차된 승용차 1대도 물에 잠겼다"고 말했다. 한 매장 관계자는 "태풍이 오기 전날 김해시에 하수구 청소를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오늘 매장이 물에 잠겨 실태조사를 해 달라고 했더니 피해 상황이 많다면서 전화도 제대로 안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 어방동의 한 의류매장에 물이 들어차 옷걸이가 넘어지는 바람에 유리가 깨지자 직원들이 청소를 하고 있다.

 
강한 바람으로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건물 벽 타일이 떨어지기도 했다. 오후 4시 현재까지 가로수 22그루가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부원동의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는 안전펜스가 인도 쪽으로 넘어져 길을 가던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내동의 한 건물에서는 10층 벽에 붙어 있던 타일이 인도 쪽으로 떨어지고 입간판이 기울기도 했다.
 
김해시 관계자는 "재난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재난방송과 문자 홍보활동도 했다. 제5870부대 군인들의 도움을 받고 덤프트럭, 살수차 등 응급복구장비 23대를 동원해 피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김예린·조나리·배미진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