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증상 호소 내원 증가
큰 일교차로 인체 면역 저하 탓

감기보다 증상 심하고 폐렴 촉발
고열·오한·근육통·두통으로 시작
콧물·코막힘 등 감기 증상도 동반

기본적 예방법은 깨끗이 손 씻기
미리 예방 백신 맞는 게 효과적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덥고 건조했다. 기상청이 발표한 '8월 기상특성'을 보면 평균 최고기온이 33.6도로 1973년 이래 가장 높았고, 폭염일수도 무려 16.7일을 기록했다. 반면 전국의 강수량은 76.2㎜로 평년에 비해 3분 1에도 못 미쳤다. 이처럼 덥고 건조한 날씨가 9월 중순까지 계속되면서 우리 몸은 이상고온에 적응했다.
 
하지만 10월 들어 평년 기온이 회복된 가운데, 기온이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밤낮의 온도차도 9~10도에 이르러 정상적인 신체 리듬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감기나 독감(인플루엔자)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감기나 독감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유난히 덥고 건조했던 올해 여름 날씨에 적응해 열 발산을 활발히 하던 신체가 갑자기 추락한 기온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교차가 크면 클수록 인체가 날씨에 적응하는 데 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고, 그만큼 신체의 면역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것이다.
 
'인플루엔자'는 흔히 독감이라 불리기 때문에 감기와 같은 병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같은 '급성 호흡기 감염증'이라도 독감과 감기는 다른 질환이다.
 
조은금강병원 류동엽 내과과장은 "감기는 바이러스를 비롯한 다양한 병원체에 의한 급성 상기도 감염을 말한다. 감기의 원인은 대부분 바이러스이며,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은 리노바이러스이다. 감기는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의 증상으로 시작한다. 증상은 2~3일 째 가장 심하고 1주일가량 지나면 대부분 사라진다. 특히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심부전과 같은 만성질환 환자는 급성악화로 인해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인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질환을 말한다. 인플루엔자는 감기보다 증상이 심하고, 때로는 중증 폐렴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올 겨울 미국에서 백여 명이 사망한 '살인 독감'이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국내 인플루엔자 환자도 늘어나자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월 전국에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류동엽 과장은 "인플루엔자는 38도 이상의 고열, 오한, 두통, 근육통과 같은 전신 증상이 갑자기 시작되는 것이 특징이다. 전신 증상이 다소 완화될 무렵 콧물, 코막힘, 재채기, 기침 등 일반적인 상기도(코 안, 목 앞쪽 등) 증상이 동반된다. 환자는 흔히 온 몸을 얻어맞은 것 같다거나 허리가 끊어지는 듯한 통증을 호소한다. 소아한테서는 구토, 설사 등 위장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인플루엔자 합병증 발생 및 사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을 해 항바이러스제를 투약 받아야 한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므로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가 원인인 감기에는 효과가 없다"고 전했다.
 
감기나 독감의 가장 기본적인 예방법은 평소 깨끗이 손을 씻는 것이다. 30초 이상의 올바른 손 씻기는 인플루엔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감염병을 50~70%까지 예방할 수 있는 가장 기본이 되는 건강수칙이다.
 
'비누를 사용한 손 씻기'는 세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때문에 물로만 씻는 것보다 감염병 예방의 효과가 높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에는 손수건이나 휴지, 옷깃 등으로 입을 가리는 배려도 중요하다. 발열과 기침, 목 아픔, 콧물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그러나 지난해의 '손 씻기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90%의 국민이 손 씻기 실천이 질병 예방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0명 중 4명만이 30초 이상 비누로 손을 씻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에 대한 보다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와 함께 집을 나서기 전에 외투를 준비해 쌀쌀한 날씨에 대비하고, 건조한 날씨에서는 호흡기 질환에도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자주 물을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유행 시작 전에 미리 백신을 접종받는 것이다. 류동엽 과장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10~14일 후에 효과적인 면역반응이 나타난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65세 이하 건강한 성인에서 70~90% 예방효과가 있다. 노인에서는 건강한 성인에 비해 예방접종 효과가 떨어지지만, 예방접종은 인플루엔자로 인한 입원과 사망률을 감소시킨다. 면역체계가 약한 노인이나 만성질환자, 소아는 독감에 따른 합병증 발병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예방접종을 꼭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2016년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시행 5일차를 맞은 지난 8일까지 65세 이상 어르신과 6~12세에서 232만 명이 무료접종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75세 이상은 173만 명으로 전국 75세 이상 어르신 293만 명 중 59.2%가 접종을 완료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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