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곤 김해시장님의 언행을 보고 있으면,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 생각이 문득문득 납니다.
 
동화 속의 임금님은 속옷만 입었으면서도, 세상에서 가장 멋진 겉옷을 걸쳤다 착각하고 거리를 활보합니다. 어른들의 침묵 속에서 한 아이가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외치고, 임금님은 망신을 당합니다. 제가 보기에, 지금 시장님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이와 비슷합니다.
 
먼저 '청소구역 세분화' 시책을 살펴보겠습니다. 시는 밀어붙여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용역보고서의 '청부용역' 의혹이 드러났고, 청소 대행료가 오히려 더 늘어난다는 내용의 황당한 공문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절차상의 정직성과 투명성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입니다. 특정인 특혜설도 꾸준히 흘러 나왔는데, <김해뉴스>는 유력한 증언을 하나 확보해 두고 있습니다.
 
시는 신세계 소유의 외동 시외버스터미널 부지 일대에 대한 특혜성 용도변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장님의 공약과 배치되고, 법적으로도 정당성이 부족한데,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와중에 특정인 개입설이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둘 다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일반 시민들이 잘 모르는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1년 전의 '인수위원회'와 관련된 사안을 살펴 보겠습니다. <김해뉴스>는 몇 달 전 '낙하산 인사'를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시에서는 기사에 거론된 인수위원들의 명단과 경력, 반박문을 보내왔습니다. <김해뉴스>는 한 분한테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시의 주장에 따르면, 이 분은 특정 지역에서 경찰서장을 지냈으며 수사 분야 경험이 많은 분입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시가 주장한 경찰서의 서장을 지낸 적이 없고, 수사 분야 경험도 별반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시는, 감히 시민들을 기만했던 것입니다. <김해뉴스>에서는 그 이유를 파악해 두었습니다만, 법적으로 문제되는 일은 아니라서 일단 묻어두었습니다.
 
'김해시보' 문제에 대해서도 짚어보겠습니다. 시장님은 취임 직후 '김해시보'를 외부에 맡기는 방안을 은밀히 추진했다가 철회했습니다. '외부'란 같은 편(혹은 야권) 사람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시장님은 '시민들이 객관적으로 지적한 내용'이란 명분을 내세우면서, 맘에 안 드는 공무원들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시보를 통해 외부의 정적들을 견제할 수도 있고, 또한 시보를 선거 도구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발행인이 시장으로 돼 있는 '김해시보'가 청소구역 세분화 문제를 다루면서, 격문을 연상시킬 정도로 일방적이고 공격적인 보도를 내 보낸 적이 있습니다. 이는 하나의 증좌에 해당할 터입니다. 앞으로는 시보에서도 '청부용역' '엉터리 공문' 따위들을 질타하는 내용을 보게 되길 희망합니다.
 
돌아가는 사정이 이처럼 불순한 까닭에, 저는 시장님의 장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급기야 취임 1년 만에 '주민소환제'라는 말까지 나온 터입니다.(<김해뉴스> 7월 6일자 3면 보도)
 
시장님께서는 지금부터라도 낮은 자세로 시민들과 소통하고, 시정을 공정·투명하게 이끌어 나가시기 바랍니다. 자칫하면 시장님이 민주당의 대권 행보에 걸림돌이 되고, 각종 선거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시장님 옆에 계신 분들도 "시장님, 벌거벗고 있습니다"라고 외쳐주시기 바랍니다. 부디 때를 놓쳐서 후회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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