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이 후원하는 다문화카페 통 앞에 선 강병수 씨.

‘2016 나눔국민대상’서 장관상
복지관·요양병원 도움 활동에
시설 후원금, 급식·난방비 지원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은 옛말입니다. 저 같은 사람도 봉사를 열심히 하니, 저보다 나은 사람들도 동참하길 바랍니다."
 
최근 '2016년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은 강병수(51) 씨는 자신을 '평범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대구 출신인 그는 부원동에서 S-Oil셀프김해(구도일)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정유회사에서 일하면서 부산, 김해, 양산을 담당한 게 인연이 돼 1993년 아예 김해에 삶의 터를 잡았다.
 
지금은 봉사활동이 강 씨의 인생에서 전부처럼 돼 버렸지만 첫 봉사활동은 우연한 기회에 시작됐고, 되돌아보면 그다지 '아름답지' 못했다(?). "친구가 사고를 당해 약속한 봉사활동에 갈 수 없다면서 저보고 대신 가달라고 했습니다. 장애인 나들이를 돕는 일이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무조건 업어야 했습니다.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 친구가 원망스러울 정도로요."
 
강 씨는 봉사활동을 부탁한 친구를 나중에 만나 화까지 냈다고 한다. 그랬던 그의 마음을 바꾼 일은 우연히 일어났다. "가족과 대형매장에서 장을 보고 있었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있던 한 장애인이 '그때 고생 많으셨죠'라면서 제 손을 꼭 잡았습니다. 순간적으로 너무 당황스러워 아들의 손을 잡고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장애인 나들이 봉사 때 제가 업어 준 사람이었습니다."
 
강 씨는 그날밤 잠을 설쳤다고 한다. 두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날이 밝자마자 김해시장애인종합복지관을 찾아가 할 수 있는 일을 달라고 했다. 그는 이후 매주 화요일이면 목욕봉사를 하러 갔다. '봉사'를 더 자세히 알고 싶어 2006년 가야대 사회복지학과 야간반에 입학하기도 했다. 원래 대학 전공은 무역학이었다.
 
"가족은 입학 후 1년 동안 제가 대학교에 다닌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굳이 알려야 할 필요를 못 느꼈습니다. 집 우편함에 꽂힌 성적표 때문에 그만 들키고 말았답니다. 성적은 몰라도 4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업을 들었습니다."
 
강 씨는 학교에 다니면서 수강생들과 봉사단을 만들어 김해시노인종합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 때 체계적인 봉사를 처음 배웠습니다.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업거나 휠체어를 끌 수 있는지, 봉사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를 교육받았습니다. 몸도 편해지고 봉사 방법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강 씨는 현재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인 굿네이버스의 회원이다. 매년 해외에 나가 희망학교 건립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다문화가정, 김해시아동보호기관, 김해시노인종합복지관 등 곳곳에 매달 후원금을 낸다. 다문화카페 '통(通)' 2호점 부지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세차비는 결손아동 급식비용으로 지원하고, 독거노인들에게 난방유도 지원한다.
 
그는 "매년 난방유를 후원받는 어르신 가정이 줄고 있다. 복지상황이 나아져서가 아니라 어르신들이 나이가 들어 세상을 떠나기 때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강 씨의 봉사 욕심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매달 한 번 노인요양병원에서 부족한 일손을 거든다. 간호사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간호조무사 자격증까지 땄다. 봉사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자격증이든 다 가지고 싶다는 게 그의 욕심이다. 복지사각지대 빈곤층에게도 관심을 갖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장기 해외봉사도 하러 나갈 생각을 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탄자니아와 아시아의 몽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여러 나라를 다녀 보니 학교에 못 가고 맨발로 일을 하는 아이들이 태반이었습니다. 그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가르쳐 주고 싶습니다. 욕심일지는 모르지만 두 아들에게 '장사하는 아버지'보다는 '봉사하는 아버지'로 남고 싶습니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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