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좋은중앙병원 최병권 이비인후과 과장이 '외이도염'으로 병원을 찾은 한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올해 장마는 예년에 비해 길고 비도 자주 또 많이 내리면서 곳곳에서 크고 작은 물난리를 여러 번 겪어야 했다. 장마가 물러나고 본격적인 무더위와 함께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물난리에 대한 기억은 벌써 잊어버리고 물놀이 계획에 분주하다. 여름은 물놀이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지만 각종 질병에도 쉽게 노출되는 양면성이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 특히 주의해야 할 질병에 대해 3차례 걸쳐 알아본다.
 

#난청을 유발하는 '외이도염'
김해시 장유면에 거주하는 이상헌(34) 씨는 얼마 전부터 오른쪽 귀에 통증과 가려움, 난청 등으로 인해 괴로워 하다가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장마가 주춤한 휴일을 이용해 가족과 함께 수영장을 다녀온 이후부터이다. 이 씨는 얼굴을 씻을 때면 귓바퀴에 심한 통증이 느껴졌으나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나 통증이 계속되면서 급기야 고름과 함께 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되자 병원을 찾았다가 '외이도염'이란 뜻밖의 진단을 받았다.
 
이 씨의 경우처럼 수영장을 다녀온 이후 귀에 통증과 난청이 나타나는 현상은 '급성 세균성 외이도염(swimmer's ear)'으로, 주된 원인은 녹농균에 의해 발생한다. 녹농균은 염소(chlorine) 소독으로 살균이 되지 않고, 50도 이상의 온도에서도 증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항상 물 표면에 존재하며 수영장 등에서 쉽게 감염된다.

귓바퀴 통증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녹농균 증식 심해져 난청까지 유발
외이도 청결·항생제와 소염제 치료
 
여름철 수영장을 자주 이용할 경우 이 세균에 감염되기 쉽고, 또 귀에 물기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면봉을 사용하다 상처가 생길 경우 상태가 더욱 악화되기도 한다. 또 외이도염은 이어폰을 자주 사용할 경우에도 걸릴 수 있는데, 이어폰을 탈착하는 과정에서 습진이 유발되면서 염증이 심해져 발생한다.
 
치료방법은 외이도를 청결히 소독하고 필요에 따라 항생제와 소염제 등 약물요법을 시행 받아야 하며, 가능한 수영장 이용이나 목욕 등을 삼가면서 면봉이나 귀이개로 귀를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
 
치료 후 대부분 특별한 이상 없이 완치되지만 평소 외이도염이 자주 발생하는 체질일 경우 쉽게 재발되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e-좋은중앙병원 최병권 이비인후과 과장은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할 경우 만성 외이도염으로 발전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며 "이럴 경우 외이도가 바늘구멍같이 좁아지는 외이도 폐색은 물론, 2차적인 고막염이나 청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경우에 따라 수술적인 처치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염성 높은 '유행성 결막염'

▲ 여름철 불청객 중 하나인 '유행성 결막염'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눈 상태를 살피고 있는 e-좋은중앙병원 정석철 안과 과장.
중학생인 이신혜(15·내외동) 양은 얼마 전부터 학교 수업시간에 눈이 따갑고 가려워 비비다가 눈이 빨갛게 충혈돼 친구들로부터 '토끼눈'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튿날 안과를 찾은 이 양은 '유행성 결막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2주정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여름철에는 해수욕장이나 수영장에서의 물놀이로 인해 눈병이 자주 발생한다. 우리가 흔히 눈병이라고 부르는 '결막염'은 눈을 외부에서 감싸고 있는 조직인 결막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결막은 눈꺼풀을 당겼을 때 보이는 검결막과 안구 위쪽 부분에 있는 구결막으로 구분된다. 주위에서 흔히 발생하는 결막염은 '유행성 결막염'으로,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며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전염성 강한 여름철 대표적 눈병
아데노바이러스 1주일정도 잠복
손 청결 등 개인위생 철저히 해야
 
눈병에는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유행성 결막염'과 '인두 결막염, '급성출혈 결막염(아폴로눈병)' 등이 있다. 유행성 결막염은 1주일 정도 잠복기가 있으며, 처음에는 한쪽 눈에 증상이 나타나고 며칠 뒤 다른 쪽 눈에도 증상이 나타난다. 눈물과 충혈, 이물감, 눈부심, 시력저하 등의 증상이 생긴다. 증상이 시작되고 3~4일 뒤 각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뿌연 점 모양의 혼탁이 생겨 시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각막혼탁은 대개 몇 달 이내에 저절로 없어지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수 년 이상 없어지지 않고 남아 있을 수도 있다.
 
결막염은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주변으로 옮기지 않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결막염에 걸린 사람은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피해야 한다. 또 환자가 사용하는 수건과 컵 등은 다른 사람과 같이 사용하지 말고, 끓이거나 삶아서 소독해야 한다.
 
더러워진 손으로 눈을 만지거나 눈병에 걸린 사람과 접촉했을 경우에도 쉽게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흐르는 물에 손을 깨끗이 씻는 등 평소 개인위생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감염된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다. 눈병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수영장 등의 물을 통해서 전염되기 때문에 수영장 출입을 자제해야 한다. 치료는 2주 정도 항생제를 투여하면 대부분 회복되며, 간혹 만성 결막염으로 이행되는 경우도 있다.
 
e-좋은중앙병원 정석철 안과 과장은 "여름은 일 년 중 눈병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계절"이라며 "수영장과 같이 다중이용시설 출입을 삼가고, 특히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경우 감염 위험이 더욱 높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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