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수렵인참여연대 김해시지회 회원들이 야생동물 먹이주기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10년 설립, 참여 회원만 65명
매년 다섯 차례 야산 사료 살포
올무 제거, 밀렵 감시 활동 병행


지난달 27일 오전 한림면 금곡리 야산 앞이 부산스러워졌다. 건장한 남성들이 어깨에 개 사료를 짊어지고 오더니 마른 갈대 위에 내려놓았다. "멧돼지야, 사료 맛있게 먹고 추운 겨울 잘 지내렴." "사료 먹고 사람들 사는 마을에는 내려오지 마라, 다친다."
 
남성들은 포대에서 사료를 퍼내 야산 곳곳에 뿌리면서 간곡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사람은 자연보호, 자연도 사람보호'라는 표어를 갖고 2010년 설립된 ㈔경남수렵인참여연대 김해시지회(지회장 박봉수·63) 대원들이었다. '야생동물과 사람의 공생'이 이 단체의 궁극적 목표다. 현재 회원은 65명.
 
경남수렵인참여연대 김해시지회 회원들은 사비를 털어 매년 다섯 차례 한림면, 진례면 등 야산을 돌아다니며 야생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활동을 실시한다.
 
경남수렵인참여연대 수석부회장이기도 한 박봉수 지회장은 "지난 10월 28일 진영읍에 멧돼지가 출몰했다는 신고를 받고 달려갔다. 겨울철에 먹을 게 없던 멧돼지가 사람이 사는 마을까지 내려온 것이었다. 이런 일 때문에 사람이 다치거나, 심지어 사망하기도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등산객들은 밤과 도토리를 주워서 내려온다. 야산에 떨어진 밤과 도토리는 야생동물들이 겨울을 나면서 섭취해야 하는 먹이다. 먹이가 줄면 동물들은 목숨을 걸고 마을로 내려올 수밖에 없다. 야생동물들은 먹이를 구하려다 사람을 공격하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먹이주기 활동을 벌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수렵인참여연대 김해시지회는 야생동물 먹이를 야산에 뿌리면서 곳곳에 숨겨져 있는 올무도 수거하고 있다. 김성철(62) 부지회장은 "최근 먹이주기 활동을 하면서 수거한 올무만 35개다. 밀렵꾼들이 불법으로 설치한 올무에 야생동물들이 걸리면 비참하게 죽음을 맞는다. 올무에 걸린 야생동물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먹이주기 활동과 올무 수거는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경남수렵인참여연대 김해시지회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렵면허시험 합격자를 자체 교육시키기도 한다. 여기에 밀렵 단속 활동도 병행한다. 단원 18명이 4개조로 나눠 매주 한 차례씩 진례면, 한림면, 생림면의 산을 돌아다니며 감시활동을 벌인다.
 
김석권(52) 사무국장은 "겨울철 산을 돌아다니면 많이 춥지만 회원들은 야생동물을 살리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활동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지회장은 "경남도로부터 환경보전기금을 매년 지원받고 있지만 밀렵감시단 활동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더 많은 야생동물들이 추운 겨울을 무사히 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앞으로도 먹이주기, 올무수거 등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