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자전거연맹 회원들이 산타 복장을 한 채 자전거를 타고 있다.

김해시자전거연맹 이색적 행사
‘바이크’로 시내 돌며 봉사활동


"산타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 모였네!"
 
지난 24일 오전 9시 김해시청 앞을 지나가던 시민들의 눈길이 시청 광장으로 쏠렸다. 헬멧을 쓴 산타 40여 명이 자전거를 정비하며 따뜻한 커피와 핫팩으로 추위를 녹이고 있었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전날 열리는 '산타 바이크' 행사를 준비하는 김해시자전거연맹(회장 김진긍·53) 회원들이었다. 이날 행사는 김해시청~방주원~내외동~장유 김해서부경찰서의 25㎞ 구간에서 열렸다.
 
7년째 진행되는 산타 바이크 행사는 김해시자전거연맹 이경진(53) 홍보부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그는 2009년 창원에서 열렸던 산타 바이크 행사에 참가한 뒤 산타 옷 10벌을 가져와 이듬해부터 지인과 함께 김해 시내를 돌아다녔다. 처음에는 사비를 털어 2014년까지 행사를 진행하다 지난해부터 김해시자전거연맹과 함께하고 있다. 그는 "원래 자전거를 안전하게 타는 법을 홍보하기 위해 시작했다. 그때는 하얀 털수염까지 붙이고 완벽한 산타 복장을 한 뒤 자전거를 탔다. 바지가 체인에 걸리는 바람에 테이프를 칭칭 감고 다녔다"며 웃었다.
 
산타 바이크 행사 참가자들은 추위에 대비해 마스크와 장갑, 귀마개로 단단히 무장했다. 빨간색 옷을 입고 헬멧 위에 털모자를 쓴 이들의 모습은 영락없는 산타클로스였다. 연령층도 30~70대로 다양했다. 김해시의회 김형수(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합류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하기위해 경남 의령에서 왔다는 김준(71) 씨는 "아내와 함께 매년 참여하고 있다. 재미있는 행사다. 70대에 크리스마스의 기억을 색다르게 남길 수 있어서 좋다"고 미소 지었다. 장유여성자전거회 회원 조윤아(여·55) 씨는 "평소 자전거를 즐겨 타고 있지만 이번 행사는 더욱 뜻깊다.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기분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런 재미있는 행사에 참여해 행복하다"며 웃었다.
 
오전 10시 ㈔한국교통안전봉사회의 차량이 도착했다. 대열을 갖춘 산타들은 기념사진을 찍은 후 방주원을 향해 출발했다. 산타 행렬이 지나가자 시민들은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빨간색 신호에 멈춰 선 산타들은 지나가는 학생들과 어린이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며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를 건넸다.
 
시원한 발놀림으로 가뿐하게 방주원에 도착한 산타들은 치킨과 피자, 과자 등 40인분을 방주원 가족들에게 선물했다. 온정을 나눈 산타들은 이어 내외동, 장유 코아상가를 거쳐 낮 12시께 종점인 김해서부경찰서 앞에 도착했다.
 
김진긍 회장은 "올해는 어려운 곳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어 방주원에 들렀다. 내년에는 또 다른 특별한 이벤트를 열 생각을 하고 있다.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매년 산타바이크 행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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