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본사를 방문한 정영두 전 민주당 지구당 위원장이 본지 관계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2009년 5월 비극적으로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의 장례식 때 관을 들고 서럽게 오열하는 한 사나이가 있었다. 정영두(48) 전 민주당 김해갑 지구당 위원장이다.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실
경제정책비서관실 근무 경험 이해 충돌 정책 조율 역량 키워

민생현장 값진 노동 통해 삶의 현장 실제적 문제 잘 파악

정영두 전 위원장의 정치 역정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렵다.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당시 인권 변호사로 이름을 날리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났고, 그가 대통령이 된 후에는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경제정책비서관실 행정관으로 3년을 함께 보냈다.
 
<김해뉴스>와의 인터뷰 때에도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징색인 노란색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 그의 자서전 '바바영두'의 겉표지 역시 노랗다. 정 전 위원장도 "내가 정치를 계속 하려는 이유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못다 이룬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다"고 스스럼없이 밝힌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래 신자유주의 정책이 강화되면서 민생은 파탄나고 사회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졌다"면서 "아직 구체적 결심을 한 것은 아니지만 이 정부의 역주행을 막기 위해서라면 어떤 역할이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한 일은 그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값진 경험과 경륜을 선물했다고 한다. 그는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실에서 근무하면서 한국에서 일어나는 각양각색의 민원들을 접할 수 있었다"면서 "반복되는 고질적인 민원이 해결 안 되는 이유와 대안을 고민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경제정책비서관실로 옮긴 뒤 경제정책을 입안하고 이해가 충돌하는 정책들을 조율하는 역할을 했다"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입법 활동에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청와대를 나온 뒤 그의 정치 역정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정신적 지주와도 같았던 노 전 대통령은 서거했고, 그 뒤 두 번의 선거에 나서 모두 본선에도 진출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2004년 국회의원 선거 때 김맹곤 현 김해시장과 민주당 공천을 놓고 경선을 벌여 패했다. 또 지난해 6·2지방선거 때 김해시장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또 다시 김맹곤 현 시장에게 고배를 마셨다. 두 번의 경선 패배 이후 그는 민주당 김해갑 지구당 위원장 직을 내놓고 민생 현장을 돌며 노동자로, 농민으로 일하고 있다.
 
정 전 위원장은 "두 번의 경선 패배로 스스로 부족한 점을 돌아보고 앞으로 살아갈 방향을 찾기 위해 민생 현장을 돌아다니며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0개월 동안 가구공장, 조선기자재 업체, 자동차 부품업체 등을 돌며 용접하고 쇠깎는 일을 경험했다. 또 딸기,부추, 화훼 농장을 돌며 품꾼으로 일하기도 했다.
 
이런 행보를 통해 그는 대기업에 납품하면서 최소 마진도 챙기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의 고통, 피땀흘려 고생하지만 자녀 학자금 대기도 벅찬 농민들의 아픔을 체험했다고 한다. 그 역시 마지막 직장에서 체불된 임금을 아직까지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민생행보를 통해 그는 양극화 문제라든지 비싼 등록금, 무상 급식 문제가 좌우 이념 대립에서 발생한 추상적인 사안이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실제적인 문제라고 파악하고 있다.
 
정 전 위원장은 "일부에서 이런 행보를 두고 정치적 쇼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나는 노동을 통해 자신과 고독한 대화를 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명확하게 답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정치가 풀어야 할 문제, 풀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해 해답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친노 진영 인사들로부터 의리 있는 사람으로 불렸다. 문재인 변호사도 그를 두고 "노무현 대통령이 힘들 때 끝까지 옆을 지킨 의리있는 사람"으로 평가했다. 실제 그는 이명박 정부 초기 노 대통령의 사저가 '노방궁'의 누명을 쓰고, 검찰에 소환되는 엄혹한 시기에 반대 성명을 낸 몇 안 되는 측근 인사다.
 
정 전 위원장은 "내가 정치하는 목적이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따뜻하게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면서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과 궤를 같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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