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준미 독자·34·지내동.

연일 치솟는 물가에 요즘 장보기가 겁난다. 아침마다 구워먹는 계란은 물론이고 채소, 고기 등 입으로 들어가는 식품 중 가격이 안 오른 게 없다.
 
직장에 다니는 남편과 초등학생 아들, 딸의 건강한 밥상을 위해 이틀에 한 번꼴로 장을 보는 편이다. 몇 달 전까지 대형매장에 가면 쇼핑카트를 끌었지만 이제는 무겁더라도 장바구니를 이용한다. 쓸데없는 물건을 담지 않기 위해서다. 꼭 필요한 것만 메모해 가도 가격표에 적힌 금액을 보면 괜스레 물건을 들었다 놨다 반복하며 서성이게 된다. 결국에는 "오늘 말고 다음에 사지 뭐"하고 발길을 돌린다.
 
예전에는 반찬재료로 가장 만만한 게 계란과 채소였다. 냉장고에 남아도는 채소 몇 가지를 꺼내 밥, 계란과 함께 볶아 끼니를 간단하게 때우기도 했다. 물가가 오른 이후 한 개에 800원 했던 애호박은 1500원이다. 개당 1000원이면 살 수 있었던 무는 3000원을 웃돈다. 고민 끝에 우유와 반찬재료, 간식거리를 담아 계산대에 가면 기본적으로 3만~4만 원을 넘는다. 삼시세끼 상차림 비용에 허리가 휜다는 게 이럴 때 하는 말인 것 같다. 식품뿐 아니라 생필품 가격도 크게 올랐다. 생리대 하나 가격이 1만 원을 훌쩍 넘기니 나중에 딸이 크면 비용이 배로 들 것이다.
 
연말이나 명절 전후로 지자체에서 대대적인 물가점검을 한다고 하지만 피부로 느껴지는 효과는 없다. 오히려 시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보여주기 식 행사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갖가지 푸짐한 음식을 해먹는 설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먼 친척들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보다는 차례상 비용 걱정에 한숨이 앞선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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