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와송에서 항암효과를 발견한 인제대 이동석(임상병리학과)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근 오래된 기와지붕에서 자생하는 '와송'이 항암과 항균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인제대 이동석(53·임상병리학과) 교수를 지난 22일 연구실에서 만났다.
 
이 교수는 "학자는 논문을 통해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것이지 언론을 통해 업적을 알리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며 인터뷰를 한사코 고사했으나, 난치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일이라고 설득하자 어렵게 인터뷰에 응했다.

오래된 기와서 자생하는 식물
항균·항당뇨 효능도 뛰어나
정식 약품 등록까지는 첩첩산중

 
이 교수는 1982년 서울대 미생물학과(유전공학)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분자생명공학으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8년 인제대 미생물학과 교수로 부임해 지난해부터 기획처장을 맡고 있다.
 
이 교수가 처음 '와송'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과부로부터 '바이오헬스 소재연구센터(지역협력연구센터)'를 유치하고 천연물질의 효능을 연구하다 우연히 방광암 환자가 와송을 복용하고 완치됐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뒤부터이다.

 
이 교수는 다시마와 보리, 아가리쿠스(신령버섯), 함초, 돈나물 등의 천연물질 연구에 와송을 포함시켜 본격적으로 다른 재료들과 비교연구를 시작했다. 연구를 시작한 지 10여년 만에 나온 결과는 엄청난 것이었다. 와송은 항암은 물론, 항균과 항당뇨, 면역증강, 항산화 등의 효과가 입증된 것이다.
 
이 교수는 "와송을 몇 번 복용한다고 당장 암이 완쾌되지는 않겠지만, 기존 항암물질과는 달리 예방적인 효과도 탁월하다"며 "와송은 아직까진 식품으로 분류돼 있기 때문에 병원의 항암치료와 동시에 복용하면 보조요법으로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와송이 정식 항암 약제로 인증을 받기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먼저 외부기관에 의뢰해 동물실험과 독성검사를 거친 다음, 안전성 검사와 임상실험 등의 단계를 거쳐야만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신약으로 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와송은 다른 천연물질에 비해 특별한 효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대장암을 비롯, 위암과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5대 암에 모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항균, 항당뇨 등 10가지가 넘는 항성분을 가지고 있다.
 
이 교수는 "지금 와송의 구조와 종류에 대한 성분을 따로따로 분석하고 있다"며 "와송에 대한 연구는 현재진행형이며, 아직 연구 초창기이기 때문에 다양한 효능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와송의 성분을 분석한 뒤, 신약으로 개발하는 계획과 한의학적으로 접근하는 방법 등을 놓고 최종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약으로 개발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돼야만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면 한의학적 접근법의 경우 물질분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민간요법과 과학적 데이터의 접목을 통해 다목적 한의학 소재로 사용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속담이 오랫동안 인구에 회자되는 이유는 사회와 사람들에게 두루 유용하기 때문"이라며 "연구비와 재료만 충분하다면 민간요법도 활용가치가 높은 것은 확인만 되면 충분히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와송을 식품이나 신약으로 개발하기 전에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았다. 우선 맛을 개선해야 한다. 와송을 다려먹을 경우 시큼한 맛이 나기 때문에 누구나 마시기 좋게 만들어야 한다. 두 번째는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도록 유효기간을 늘려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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