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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릴 적 뒷동산 같은 어린이들의 ‘호기심 천국’(20) 분성산 생태숲
  • 수정 2017.02.28 15:16
  • 게재 2017.02.28 15:14
  • 호수 312
  • 14면
  • 이경민 기자(min@gimhaenews.co.kr)
   
▲ 유치원생들이 '동물들의 겨울나기와 흔적 찾기'를 주제로 숲체험을 하고 있다.


옛 공병학교에 52억 들여 34ha 규모 조성
육상식물류 300종 등 생물 420종 서식

체험관·연못·놀이터·야생화원 등 설치
조용히 걷기 좋은 ‘보존의 숲’도 눈길

오랜만에 자연 접한 어린이들의 궁금증
“왜 동물이 없어요?… 겨울잠 자러 갔어요
나무에 뭐가 있어요?… 엄마사마귀 알이죠”



노란색 유치원 차량들이 삼계동에 자리한 김해시장애인종합복지관 앞에 줄을 지어섰다. 예닐곱 살쯤 돼 보이는 80여 명의 아이들이 쫑알대며 차에서 내린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표정이 밝고 씩씩하다. 숲체험을 하려고 장유에서 분성산 생태숲을 찾아왔다고 한다. 생태체험교육기관 '자연과사람들'에서 나온 숲해설가들이 반갑게 아이들을 맞는다.
 
분성산 생태숲은 지난해 10월 6일 개장식을 갖고 일반인들에게 공개됐다. 김해시가 숲을 보존하고 지역민들에게 교육과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009년부터 7년간 52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33.9ha 규모로 조성했다. 현재 생태숲이 있는 삼계동 42-4번지 일대는 과거 육군공병학교가 위치해 민간인들의 출입이 통제됐던 곳이다. 따라서 숲이 잘 보존되어 있고 산세가 완만해 체험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숲해설가 담비선생님을 따라나선 아이들은 한 발짝도 그냥 내딛는 법이 없다. 어떤 동물의 배설물을 발견한 모양인데 그 주변을 둘러싸고 앉아 꼼짝을 않는다. 그야말로 호기심 천국이다. 결국 '동물들의 겨울나기와 흔적 찾기'라는 주제 아래 탐정놀이가 시작됐다. 한 아이가 "그런데 왜 동물이 없어요?"라고 묻는다. 그러자 다른 아이가 선생님을 대신해 "겨울잠을 자요"라고 대답을 해주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분성산에 살고 있는 동물들을 설명해 준다.
 

   
▲ 45년간 김해에 있었던 육군공병학교를 기념하는 공병탑.

분성산 생태숲에는 2015년을 기준으로 육상식물류 300여 종과 곤충류 75종, 조류 27종, 포유류 12종, 양서·파충류 9종 등 총 420여 종의 생물들이 살고 있다. 식물류는 전체적으로 소나무가 가장 많고 계곡과 연접한 부분에는 참나무종이 주로 분포해 있다. 일부 지역에는 노각나무와 비목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곤충은 각종 나비, 딱정벌레, 노린재 등이 살며 특히 밀잠자리, 칠성무당벌레, 일본왕개미, 양봉꿀벌, 배추흰나비 등의 개체밀도가 높다. 조류는 붉은배새매, 털발말똥가리, 황조롱이, 올빼미, 소쩍새 등 비교적 다양하게 나타난다. 포유류인 청설모와 고라니는 산 위로 올라갈수록 출현 횟수가 늘고, 경사가 다소 완만한 곳에서 자주 그 흔적이 관찰된다. 양서·파충류는 종류가 다양하지 못한 편인데, 산지 아래 개울 주변에서 대부분 서식한다. 50년 이상 사람이 드나들 수 없었기 때문에 숲의 천이단계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천이는 오랜 시간에 걸쳐 일어나는 자연적인 변화로,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모습과 군집이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담비 선생님의 설명이 끝나갈 무렵 한 아이가 "선생님, 저기 뭐가 있어요!"라고 소리를 지른다. 손가락은 머리 위를 가리키고 있다.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누에고치 같은 게 4개 붙어 있다. 선생님은 "지난해에 엄마사마귀가 결혼을 해서 알을 낳았어. 그리고 거품을 만들어 저렇게 집을 만들어 줬단다. 겨울에 춥지 말라고 말이야. 저걸 사마귀알집이라고 불러"라고 말해준다.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여러 가지 체험을 끝낸 아이들은 마지막 순서로 동물과 배설물을 연결하는 게임을 한다. 한참을 신이 나서 폴짝대며 소리를 지르더니 잠시 후 선생님을 따라 줄을 맞춰 산을 내려간다. 아이들은 역시 자연에서 놀아야 한다는 생각을 잠깐 해본다. 갑자기 주변 모든 사물이 멈춘 듯 조용해졌다. 추운 날씨 탓인지 운동을 나온 몇 몇 어른을 제외하고, 평일 낮 겨울 숲은 한산하다.
 

   
▲ 체험의 숲에 각각 다른 모양의 생태연못 두 곳이 있다.

생태숲은 크게 체험의 숲과 보존의 숲으로 나뉜다. 체험의 숲에는 주로 아이들이 즐길 거리가 많다. 생태체험관과 생태연못, 생태체험놀이터, 야생화원 등이 설치돼 있다. 먼저 체험의 숲을 향해 길을 따라 오른다. 오른 편에 6·25베트남 참전 기념탑이 보이는데, 거기서 3분 정도 더 걸으면 생태체험관에 닿을 수 있다. 생태체험관은 연면적 421.98㎡규모이며 한 개의 층으로 만들어졌다. 내부에는 전시실과 자연관찰실, 유아체험실, 놀이터 등을 갖추고 있다. 실내 벽은 분성산 생태숲에 사는 동식물에 대한 설명과 사진으로 가득 메워져 있다. 특히 한 쪽 공간에는 직원들이 숲에서 채집한 곤충표본이 진열돼 있어, 평소 보기 힘든 곤충의 실제 모습을 확인하기에 좋다. 아이들이 재밌게 풀 수 있는 OX퀴즈게임도 마련돼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김해시는 이곳에 6명의 숲해설가를 두고 있는데, 3월~11월에 숲프로그램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은 숲체험과 생태공예체험을 포함하고 있다. 신청은 개인, 단체, 기관 상관없이 모두 가능하다. 예약은 인터넷 홈페이지(gimhae.go.kr/bunseongsan)에 접속하거나 직접 찾아가 할 수 있으며, 비용은 전액 무료이다.
 
생태체험관을 나서서 조금만 올라가면 공병탑이 나온다. 1951년 경기도 김포에 있던 육군공병학교가 김해로 이동해 왔고, 45년을 머물다 1995년 전남 장성으로 이전해 갔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김해시와 전우들이 2008년에 기념탑을 세운 것이다. 공병탑 옆에는 인근 초등학교의 단골 소풍지인 놀이터가 있다. 현재 체험의 숲에는 생태체험놀이터 2개가 더 존재한다. 그리고 3월에는 여기에다 두 개의 놀이터가 더해진다. 하나는 나무를 이용해 놀이를 할 수 있는 숲놀이터이고, 하나는 감각체험을 할 수 있는 놀이터다.
 

   
▲ 생태체험관 직원들이 숲에서 채집한 곤충표본.

보존의 숲은 체험의 숲처럼 특별히 즐길 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조용히 걷기에 좋은 곳이어서, 상대적으로 성인이 즐기기에 좋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은 많지만 어린이들이 다니기에는 비교적 가파르고 계단이 많은 편이다. 체험의 숲을 크게 둘러 걷는 길이 탐방코스1번, 보존의 숲을 가운데 두고 삼계근린공원에서 해동이국민체육센터를 거쳐 졸참나무 군락이 있는 곳을 차례로 돌면 탐방코스2번 길이 된다. 1, 2번 코스를 걷는데 각각 30분 남짓 소요돼 두 코스 모두 돌아도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취향에 따라 그날 컨디션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사실 성인에게 분성산 생태숲은 전혀 새로운 곳이 아니다. 어릴 적 자주 오르내리며 놀던 동네 뒷산 같은 곳이다. 30년 전 김해에는 메뚜기와 잠자리, 개구리가 지천에 널려 있었다. 봄이면 뻐꾸기가 울었고 하얀 아카시아 꽃이 흐드러지게 펴 온 동네에 달콤한 향내가 진동했다. 뒷산 조그만 연못에서는 꼬리를 떼고 달아나는 도롱뇽과 젤리 같던 도롱뇽알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에게 이런 모습은 일상에서 만나기가 매우 어려운 풍경이다. 아파트가 흔해지고 산이 멀어지면서 자연을 책으로 접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직접 자연을 경험하고 누릴 수 있는 공간이 가까운 곳에 생겼다는 사실이다. 이제 곧 봄이다. 분성산에도 화사한 꽃들이 만개할 것이다. 따뜻한 봄날 온 가족이 함께 분성산 생태숲에 올라 건강도 챙기고 잊지 못할 추억도 함께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아이들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해주고, 어른들에게는 옛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문의/분성산 생태숲 생태체험관(055-332-9200)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분성산 생태숲 가는 길 /김해시 삼계로 146.
시내버스 5-1번 타고 김해장애인복지관 정류장 하차 후 도보 500m. 경전철 가야대(삼계)역·장신대(화정)역 하차 후 도보로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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