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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아군’끼리 편안히 대화 나누는 자리”④좋은아빠모임
  • 수정 2017.03.08 11:22
  • 게재 2017.03.08 10:28
  • 호수 313
  • 18면
  • 이경민 기자(min@gimhaenews.co.kr)
   
▲ '좋은아빠모임' 회원들이 독서토론회에서 읽을 책을 소개하고 있다.

육아 프로그램서 뜻 모아 창립
기적의도서관 매달 한 번 활동
연말에는 가족끼리 공동캠프도


늦은 밤 김해기적의도서관 2층 창밖으로 노란 불빛이 희미하게 새어 나온다. 시계바늘이 오후 7시 30분을 가리키자 두꺼운 잠바를 입은 중년의 남성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회사 일을 마치고 오는 길일 텐데, 피곤한 기색은 전혀 없었다. 독서클럽 '좋은아빠모임' 회원들이다.
 
'좋은아빠모임'은 회원 8명으로 구성된 김해기적의도서관 독서 모임이다. 매달 둘째주 화요일 도서관에 모여 두 시간 동안 독후활동을 한다. 회원들이 처음 모이게 된 것은 사실 독서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이들은 2012년 육아 관련 도서관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프로그램이 끝나자 다들 너무 아쉬워했고, 3년 전부터 독서모임을 만들어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회원들이 토론한 책은 일본의 대표적인 아동문학가 미야자와 겐지의 그림책 <비에도 지지 않고>였다. 열악한 자연환경에 굴하지 않고, 작은 것에 만족하면서 주변의 힘든 사람들을 돌아보며 살고 싶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도서관에서는 유아도서로 분류돼 있다. 성인이면 5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는 짤막한 책이다. 겉으로 드러난 내용만을 보면 별다른 토론이 필요치 않아 보인다.
 
발제자인 김일중(39) 씨는 회원들이 책을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도록 도왔다. 그는 책을 소리 내어 읽고, 작가의 약력과 글의 시대적 배경을 설명했다. 미야자와의 고향인 일본 이와테 현은 냉해와 가뭄이 심한 곳이다. 그는 도쿄에서 동화 창작을 하다 아픈 동생을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 농업학교 교사가 됐다고 한다. 회원들은 자연환경이 열악한 곳에 사는 마을 사람들을 보면서 작가가 느꼈을 심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각자가 느낀 감정을 공유했다.
 
김진욱(44) 회원은 "미야자와의 다른 책 <첼로 켜는 고슈>를 딸에게 읽어 준 적이 있다. 이 책과 느낌이 비슷하다. 미야자와의 책은 흥미위주인 다른 책과는 달리 묵직하게 느껴지는 게 있다"고 말했다. 김주원(47) 회원은 "남들이 손가락질하고 멍청이라고 놀려도 내 의지대로 삶을 살겠다고 하는 부분이 의미 있게 느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토론은 '우리헌법읽기국민운동본부'에서 펴낸 <손바닥 헌법책>에 담긴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다함께 낭독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회원들은 '좋은아빠모임'이 꼭 독서만을 위한 모임은 아니라고 말한다. 한 회원은 "남자가 마음 편하게 이야기할 곳이 어디 있나. 수다를 떨기 위해 모임에 나오는 것 같다. 여기는 모두 아군이다. 아내에게 못하는 이야기를 할 때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동진(45) 회원은 "회원들의 자녀는 모두 17명이다. 다들 자주 모여서 논다. 이게 공동육아가 아닌가 싶다. 연말에는 함께 캠프를 가기도 하는 등 이제는 가족 모임이 됐다"며 웃었다.
 
지난 3년간 독서 모임을 이끌어 온 윤남식 강사는 "모임 초기에는 대화가 일부 회원들 사이에서만 맴돌아 중간에 개입해야 할 정도였다. 어느 순간부터 서로 배려해서 조율을 하더라. 감동적이었다. 모임을 통해 회원들은 스스로 성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김해기적의도서관은 '좋은아빠모임' 회원을 추가 모집하는 대신 독서클럽 '동화읽는엄마모임' 회원을 모집한다. 문의/055-330-4653.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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