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가능성만 있어도 추진합니다."
 
경상남도가 2007년부터 시작한 거북선찾기 프로젝트에 "가능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을 때 한나라당 김태호 의원(전 경남지사·사진)이 받아친 말이다. 12억 원이 투입된 '거북선을 찾아라'는 결국 소득이 없었다. 바다속에서 건져 낸 것은 밥그릇과 술병 몇 개가 전부였다.
 
김 의원은 도지사 시절이던 2007년부터 "이순신 장군을 세계적인 관광문화콘텐츠로 만들겠다"며 '이순신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1단계(2007~2012년) 18개 사업, 2단계(2013~2014) 5개, 3단계(2015~) 5개 등 모두 28개 사업에 1천59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고, 이중 1단계사업에만 1천350억여 원이 이미 투입됐거나 투입되고 있다.

1350억 투입 '거북선 찾아라' 프로젝트
미국산 소나무 재료 사용 파문 여파, 전면 재검토 대상 사업 리스트 올라

요란스럽게 시작한 '거북선을 찾아라' 프로젝트는 슬그머니 막을 내렸고, 39억원의 예산을 들여 제작한 뮤지컬 '이순신'도 예산지원이 끝나면서 더 이상 막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임진왜란 때 음식을 재현한 '통선재'란 이름의 식당 문을 여는데 2억5천만 원을 들였지만 지난 6월 문을 닫은 상태다.
 
이순신 프로젝트에 결정타를 먹인 사건은 최근에 터져 나왔다. 40억 원을 투입해 지난 6월에 복원한 3층 거북선에 미국산 소나무가 사용된 것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이순신 프로젝트는 현재 전면적 재검토 대상 사업 리스트에 올랐다.
 
김태호 의원이 도지사 시절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사업들이 잇달아 구설수에 오르면서 곤혹스러운 지경에 처했다. 이순신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김태호 의원의 주요 치적으로 평가 받았던 2007년 경남 월드콰이어챔피언십코리아 유치도 최근 감사원 지적을 받았다.

세계합창대회도 감사원 "예산낭비" 김의원 측 "도정 연속성 단절의 문제"

감사원은 2007년 경남도가 유치했던 세계합창대회 월드콰이어챔피언십코리아 유치가 예산낭비성 행사였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79개 나라 1만8천 명이 참석할 것이라는 당초 계획에 따라 분담금 47억 원을 지불하고 행사를 개최했으나, 28개 나라에서 2천500명만 참석하는 등 성과가 부진해 의회와 언론 등으로부터 예산 낭비라는 비난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해관광유통단지와 거가대교 사업은 김혁규 전 지사 시절 시작됐지만 김태호 의원이 도지사 시절 중점적으로 추진해 관리 책임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 6월 추경예산편성을 위해 김해관광유통단지 일부를 롯데 측에 매각하는 중간정산을 하려했으나 도 의회가 '특혜의혹'을 제기하는 바람에 중단됐다. 경남도는 논란이 일자 '투자비 검증단'을 구성해 사업 전반에 대해 재검토키로 했다.
 
거가대교도 지난해 말 준공 이후 '공사비 부풀리기' 논란에 휩싸여 최근 감사원 감사까지 받았다. 감사 결과 일부 사실이 확인되면서 1조6천억 원대의 대형 민자사업에 대한 경남도의 부실관리감독이 비판대상에 오르고 있다. 실제 경남도가 내부검토한 결과 교통량이 부풀려져 부산시와 경남도가 민간사업자에게 보전해 줘야 할 최소운영수익보장액(MRG)만도 향후 20년 간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의원이 도지사 시절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사업들 때문에 공무원들이 책임지는 사태가 잇따르자 도청 노동조합 홈페이지가 들끓고 있다. '복지부동'이라고 이름을 밝힌 한 공무원은 "이순신 프로젝트를 담당하던 분이 충격으로 입원하더니 사표를 냈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도지사는 떠나면 그뿐이고 남은 공무원만 골탕먹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김태호 의원 측 인사는 "도정의 연속성이 떨어지면서 일부 업무에 혼선이 빚어진 점은 있지만 이를 전 도지사의 책임으로 모두 떠넘기는 것은 불합리한 처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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