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인 등이 장유전통시장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다.


 장유시외버스정류장 ‘변소’ 없어
 이용객들 인근 상가·시장 사용
“부담만 수십만 원” 상인들 울상



장유시외버스정류장 인근에 청학프라자라는 상가 건물과 장유전통시장이 있습니다. 두 곳 모두 화장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화장실을 폐쇄할 수도 없고, 놔둘 수도 없는 처지라고 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장유시외버스정류장은 언제나 버스 승객으로 북적입니다. 여기에 고객을 기다리는 택시기사들도 적지 않습니다. 정류장에는 공공화장실이 하나도 없습니다. 택시기사, 버스 승객들은 장유시외버스정류장 앞에 있는 청학프라자 1층 화장실을 사용해 왔습니다.
 
화장실 이용객이 너무 많아져 관리비가 늘어나자 청학프라자 측은 1층 화장실을 폐쇄해 버렸습니다. 건물 입구에는 '화장실은 (장유전통) 시장 안쪽'이라는 안내 게시물이 붙여져 있습니다. 청학프라자 관리인은 "1층 화장실을 개방했더니 사흘에 한 번꼴로 화장실 변기가 휴지 때문에 막혔다. 변기를 뚫는 데 매번 10만 원씩 들었다. 도저히 감당이 안 돼 1층 화장실을 폐쇄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시외버스 이용객들은 청학프라자 2~3층으로 올라가 화장실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매번 청소해도 금방 더러워지고, 시설도 엉망진창이라고 청학프라자 측은 하소연합니다. 관리인은 "김해시에 공공화장실 지원을 요청했지만 관련조례가 없어 힘들다고 했다. 2~3층 화장실 수도료, 전기료는 온전히 상가에서 부담해야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상황은 장유전통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청학프라자 1층 화장실이 폐쇄되자 일부 택시기사들과 버스 승객들은 장유전통시장 화장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화장실 이용객이 늘어나자 장유전통시장 상인들이 피해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화장실에 들어가는 수도료, 전기료가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버스 승객 등이 장유전통시장 화장실을 이용하기 전에는 매달 화장실 수도료, 전기료는 총 30만 원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월 50만 원으로 늘었습니다. 상인회는 매달 상인들로부터 1000원씩 걷어 화장실 수도료, 전기료로 사용해 왔습니다. 상인 60명의 월회비를 다 모아 봐야 겨우 6만 원입니다.
 
궁지에 몰린 상인회는 지난달 장유출장소에 화장실 요금 지원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청학프라자와 마찬가지로 지원을 하기 어렵다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상인회 남수정 회장은 가슴이 답답합니다. 그는 "장유전통시장은 오일장이다. 닷새마다 시장을 연다. 시장 손님과 상인들은 그때만 화장실을 쓴다. 평소에는 택시기사, 버스 승객들이 이용한다. 사실상 공공화장실"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시도 입장이 난감합니다. 지원 규정이 없는데다 장유전통시장에 화장실 요금을 지원하면 다른 전통시장에서도 요구가 빗발칠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장유출장소 관계자는 "매년 장유전통시장 화장실에 휴지 등 소모품 지원비로 384만 원, 청소관리인 임금으로 1000만 원 등 총 1400여 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수도료, 전기료까지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은 없다. 상인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방법이 없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장유시외버스터미널 화장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공공화장실을 짓든지, 청학프라자와 장유전통시장에 지원을 하든지, 아니면 이용자들로부터 화장실 이용료를 받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어느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일까요.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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