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한준 숲교육 사회적협동조합 대표 김해대안학교추진단 운영위원.

최근 '학교를 고발합니다'라는 동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많은 사람들에 의해 공유되고 있다. 건신대학원대학교 대안교육과 하태욱 교수가 번역한 이 영상은 '물고기를 나무에 오르도록 만드는 것처럼 학교가 아이들의 창의성을 죽이고, 개성을 죽였으며, 지적으로 학대해 왔다'고 고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영상을 자신의 SNS에 공유하면서 교육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것은 교육이 잘못돼 있다는 점에 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해 하반기 교육부의 민간위탁형 공립대안학교 설립 공모 발표는 두 아이의 학부모이자 교육자로서 정말 기대되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사회의 교육현실 개선을 위해, 교육의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해 너무나 절실한 대안학교는 안타깝게도 대안학교를 보는 부정적 인식 때문에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대안학교는 '문제있는 학생들이 가는 문제 있는 학교'라는 인식 때문에 학교 설립 예정지역의 주민들이 반대하는 것이다. 애초에 교육부에서 '학교부적응 학생을 위한 대안학교'라고 공모계획을 발표했으니, 오해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학교부적응 학생'이라는 용어에는 큰 문제가 있다. 학교를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지식과 기능을 가르치기 위한 시설로 본다면 '학교'라는 기준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을 '학교부적응 학생'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학교를 학생들이 가진 창의성과 개성을 개발하고, 꿈을 찾으며 자아실현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시설로 본다면 용어는 달라져야 한다. 저마다의 창의성과 개성을 가진 '학생'이 기준이 돼야 하므로 학생들이 창의성, 개성을 발휘할 수 없도록 만드는 학교야 말로 '학생부적응 학교'라 불러야 할 것이다. 대안학교는 '학교부적응 학생'을 위한 학교가 아니라 '학생부적응 학교'에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학교인 셈이다.
 
대안학교 설립이 추진되는 지역마다 반대하는 측에서는 대안학교를 '혐오시설'로 매도한다. 찬성하는 사람들은 반대하는 사람들을 '님비현상'으로 몰아세운다. 애초에 교육이 가진 문제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왜 이런 대안학교가 필요한지를 정확히 설명하고 함께 논의했다면 생길 필요가 없었던 갈등이다.
 
이런 갈등 속에서 가장 큰 피해를 받는 사람은 아이들이다. 당장 내 아이가 대안학교에 진학했다고 말하면 "아이에게 무슨 문제가 있어서?"라는 질문이 돌아온다. 이런 부정적인 선입견 때문에 대안학교는 갈 생각도 하지 못하고, 매일매일 창의성과 개성을 죽이며 살아가는 아이들도 많이 있다.
 
대안학교를 보는 인식을 바르게 하기 위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하다. 대안학교를 다루는 논의가 사회 여기저기에서 이뤄져야 한다. 교육부가 앞장서서 대안학교를 '다양한 학교'로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교육은 사회를 바꿀 수 있다. 다양한 경험을 거친 인재들이 사회에서 '공동체' 가치를 논할 때 사회는 변화할 수 있다. 대안학교는 입시에만 집중한 현 교육제도의 굴레를 벗어나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하는 것이다. 대안학교는 학교 부적응 학생만을 위한 교육시설이 아니다. 경쟁, 개인주의를 가르치는 현 교육제도의 대안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한 교육으로 학생들에게 공동체를 알려줄 수 있다.

대안학교 하면 "그래, 그런 학교도 필요하지"가 아니라, 모든 학교들이 이렇게 바뀌기를 바라는 '공교육의 대안적 모델'이라는 인식이 공유될 수 있기를 바란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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