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동호회 '쓰담쓰담' 회원들이 연지공원의 매화꽃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20~30대 중심 지난해 9월 창립
한 달 두세 번 토요일마다 출사
술 마시지 않는 젊은 문화 선도


 

봄이 가득한 연지공원에는 매화꽃뿐만 아니라 꽃향기에 취한 사람들의 웃음꽃이 만발이다. 어린이들은 바람에 펄럭이는 태극기 동산 사이에서 숨바꼭질하느라 바쁘다. 한쪽에서는 카메라를 든 청년들이 '까르르' 웃어 넘어가는 어린이들의 해맑은 모습을 사진에 담느라 분주하다. 사진동호회 '쓰담쓰담(대표 임성오·30)' 회원들이다. 회원들은 카메라를 들고 연지공원 곳곳을 누빈다. 노란 산수유꽃, 연못을 유영하는 오리, 봄을 즐기는 연인 등 연지공원의 모든 일상이 이들에게는 피사체가 됐다.
 
쓰담쓰담은 지난해 9월 만들어졌다.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에서 벗어나고픈 20~30대 젊은이들이 의기투합했다. 임 대표는 "주말에 여행을 가더라도 혼자 떠나면 재미가 없다. 여행도 하고 카메라로 추억도 함께 남기는 모임을 만들고 싶었다. 배은미(30·여) 씨와 김민재(34) 씨가 함께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쓰담쓰담에는 장유와 창원에 거주하는 20~30대가 주로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회원은 40여 명이다. 이들은 한 달에 2~3회 토요일에 모여 인근 지역으로 사진을 찍으러 떠난다. 임 대표는 "활동비는 따로 없다. 자신이 먹은 밥값을 따로 계산한다. 도로 통행비도 나눠서 낸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평일에는 쓰담쓰담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네이버카페(http://cafe.naver.com/sdsdphoto)'에 이른바 '번개 모임' 공지를 올려 참석한 회원들끼리 커피를 마시러 간다. 임 대표는 "매번 회원들과 만나는 게 즐겁다. 사진 촬영이라는 공통된 주제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도 공유한다. 가끔 활동을 하던 회원들이 커플로 발전하기도 한다"며 웃었다.
 
회원들은 서로에게 멋진 피사체가 되어주기도 한다. 회원 조민영(28·여) 씨는 쓰담쓰담의 '공식 모델'이다. 조 씨는 "나를 대표하는 취미를 가지고 싶었다. 카메라를 갖고 있었지만 제대로 찍는 법을 몰랐다. 회원들이 찍은 사진에 조언도 아끼지 않고 해 준다. 덕분에 사진 찍는 실력이 많이 늘었다. 친구들이 사진을 찍어달라며 부탁할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은 빛과 각도에 따라 결과물이 매번 다르다. 사진을 찍을수록 매력에 빠져든다"고 말했다.
 
회원 오광훈(31) 씨는 "여행을 다니며 사진을 잘 찍고 싶어 동호회 활동을 시작했다. 예전에는 풍경만 찍었다. 동호회 활동 후 요즘은 '어떻게 하면 인물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라며 고민한다. 지난해 10월 경주로 동호회원들과 사진을 찍으러 갔다. 가을빛으로 물든 경주에서 회원들과 추억을 남기고 사진도 아쉬움 없이 찍었다"고 말했다.
 
베트남 출신 김인경(29·여) 씨는 "동호회 활동은 공통된 취미를 즐기면서 한국 문화를 알아가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쓰담쓰담을 20~30대들의 지친 일상에 활력이 되는 동호회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20~30대가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많아졌으면 한다. 쓰담쓰담이 취업 등에 지친 젊은이들에게 힘이 되는 동호회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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