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이 연극 '그와 그녀와의 옷장'을 공연하고 있다. 연극은 23일 인제대 이태석홀 무대에 오른다.


15일 관동동에서 ‘4·16 문화제’
영화상영·퍼포먼스·체험부스 등
인제대선 23일 유가족극단 연극


 
 

차가운 바다 밑에 묻혀 있던 세월호가 3년 만에 물 위로 떠올라 뭍에 상륙한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김해에서도 사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문화제가 열리고, 안산 단원고 희생 학생들의 학부모들이 출연하는 연극도 진행된다.
 
'4·16세월호문화제 조직위원회'는 오는 15일 장유 관동동에 있는 관동유적체육공원 일대에서 '4·16 세월호 문화제'를 거행한다. 경남한살림 장유지역운영위원회와 김해교육연대, 김해민예총, 장유아이쿱생협, 우리동네사람들 등 20여 개 지역 시민단체가 힘을 모아 여는 추모행사다.
 
14~15일에는 영화 상영 행사가 열린다. 장유아이쿱생협, 장유 카페마벨갤러리, 삼방동 카페영화상회에서 세월호 참사를 주제로 한 단편영화 '승선', '오늘은, 여기까지', '잠수사', '세월오적(五賊)', '걸음을 멈추고', '기억의 손길'을 연달아 상영한다.
 
15일 관동유적체육공원은 '진도 팽목항'으로 변신한다. 공원 한가운데에 있는 옛 선착장 주위에는 노란 리본이 달린 난간이 설치되고 빨간 등대가 세워진다. 그 옆에는 종이배를 가득 실은 세월호 배 모형이 설치된다. 무대 주변에는 리본·안전부적 만들기, 다도 체험, 그림 전시, 페이스 페인팅 등 체험부스가 들어선다.
 
문화제 공연의 총연출은 동래학춤명인 박소산 씨가 맡았다. 무대 1부 공연은 오후 3시부터 시작한다. '김해직장인밴드연합회'의 무대와 '세미듀오'의 통기타 공연, 어린이 치어리더단 '써니텐'의 합창, 김해남성합창단의 노래가 이어진다. 인문공간 '생의한가운데' 회원들의 시 낭송과 '꿈앤꾼'의 색소폰 연주도 펼쳐진다.
 
2부 공연은 엄숙하게 진행된다. 1부 공연 직후 세월호가 침몰했다는 안내방송이 나오면서 선착장에 서 있던 세월호가 쓰러진다. 동시에 배 안에 실린 295개의 종이배가 잔디밭에 쏟아진다. 관객들은 세월호 희생자 304명의 이름이 담긴 추모곡 '이름을 불러주세요'를 노래하며 종이배들을 '팽목항 무대'로 옮긴다. 쓰러진 배는 다시 세워져 희망의 리본 형태로 바뀐다.
 
미수습자 9명을 찾기 위한 퍼포먼스도 열린다. 어린이무예단 '삼족오' 단원들이 바다를 형상화한 파란 천 아래에서 줄에 매달린 채 힘들게 끌어올려진다. 이 과정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는 영도진혼굿이 공연된다. 풍물연주가 끝나면 학춤이 이어지고, 플래시몹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도 펼쳐진다.
 
김주원 4·16문화제 실행위원장은 "세월호 희생자 304명의 영혼이 우리 품으로 돌아오라는 뜻으로 이번 문화제를 준비했다. 이전 행사의 주제가 '기억'이었다면 올해는 '위로'와 '진상 규명'을 주제로 공연을 구성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문의/우리동네사람들 사무처(055-338-1904).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은 오는 23일 오후 4시 인제대 이태석홀에서 연극 '그와 그녀의 옷장'을 공연한다. 연극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세월호 유가족들이다. '노란리본'은 안산 단원고 희생학생 어머니 7명과 생존학생 어머니 1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2015년 10월부터 대본 읽기, 연극 수업, 연극 놀이를 해 오다 지난해 3월부터 공연 준비에 돌입했다. 같은 해 10월 안산 청소년수련관에서 첫 무대를 가진 후 전국을 돌며 20회가 넘는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연극은 총 3막으로 구성된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진다. 이 연극은 안산문화재단 상주예술단체인 '극단 걸판'의 인기작이다. 2011년 밀양연극제 '젊은 연출가전'에서 대상과 연출상을 받기도 했다. 작업복을 바꿔 입으며 살아온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을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극단 걸판'의 김태현 연출가는 "참사 이후 유가족들은 무기력과 절망에 빠져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직전까지 세월호는 외면을 받으며 유언비어에 시달리기도 했다. 연극은 어머니들을 치유한다는 목적이 크지만,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필요한 시간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머니들이 연극을 하면서 절망감에서 벗어나 스스로 에너지를 내려고 한다. 배우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서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있다. 응원하는 마음으로 무대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공연을 주최한 김해아이쿱생협 김세록 이사장은 "세월호 인양은 답답했던 가슴을 조금이나마 뚫는 계기가 됐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 세월호 3주기를 기억하고 싶어 장유아이쿱생협과 함께 이번 공연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문의/010-8995-4127.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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