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근 경남신용보증재단 김해지점장.

'비가 오면 짚신장수 아들이 걱정이고, 해가 뜨면 우산장수 아들이 걱정이다'는 말이 있다. 이런 두 아들을 둔 어머니의 마음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대내·외 환경 변화에 취약한 소상공인들의 현실을 체감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그룹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0조 원에 육박한다든지, 수출 실적이 호조를 보여 거시경제 지표가 호전되고 있다든지 하는 소식들은 영세한 자영업자들의 피부에는 크게 와닿지 않는 보도들이다.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조선경기 불황 등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 서민들이 지갑을 쉽게 열지 않는 바람에 내수 경제 최일선에 있는 소상공인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악화일로다. 불황의 끝은 보이지 않고, 사회·문화·정치·경제적 여건은 크게 요동치는 상황에서 매일 노심초사하는 자영업자들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의 성과 예상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운영자금 부족이라는 불안감은 떨쳐버리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에서도 대출 금리가 오르고,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금융당국의 대출 억제정책도 확대되고 있어 소상공인들이 자금을 조달하기는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안정적인 소득재원이 있는 직장인 대출만 선호하기 때문에 자영사업자가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저금리 장기대출을 받기란 더욱 어렵다.
 
신용보증재단은 이런 어려움에 몰린 소기업 및 영세 소상공인들을 전문적으로 도와주는 보증기관이다. 신용도와 사업성은 우량하면서도 담보물이 부족한 소규모 사업자를 보증함으로써 은행대출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이다.
 
경남신용보증재단은 1996년 설립 이래 총 3조 3000억 원의 신용보증을 지원했다. 지난 3월말 기준으로 경남에 있는 5만 8000여 사업체에 1조 1400억 원의 보증잔액을 갖고 있다. 올해도 김해지점을 비롯해 경남의 10개 지점에서 930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존의 각종 정책자금들은 주로 제조업을 운영하는 중소기업에 집중된 반면, 신용보증재단에는 음료·식당, 소매점포, 학원, 미용실, 차량운영사업, 제조업 등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상공인 업종들도 신청할 수 있다. 신용보증서를 발급받아 1% 안팎인 소정의 보증료와 부동산 대출 수준의 이자만 부담하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소상공인에게 유용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만 아직 홍보가 부족해 활용도가 높지 않다는 사실이다. 경남 지역만 보더라도 소상공인 사업체는 20만 개를 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신용보증제도를 이용하는 업체는 30%에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영세 사업자들의 경우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손쉬운 고금리 단기대출을 이용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소액 다중채무 거래 빈도가 높아지고, 결국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자금 계획은 면밀하게 수립하고, 평소 각종 사업자대출 관련 정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와 경남도, 각 시·군에서는 정기적으로 정책자금을 배정하고 있다. 경제적 여파가 큰 긴급상황이 생길 경우에는 특별자금도 수시로 시행한다.
 
신용보증재단은 다양한 대출보증과 함께 소상공인 편의 제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비용 인하, 심사기준 완화, 제출서류 간소화 등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소상공인에게 작은 디딤돌이 되고자 한다.
 
경남의 소상공인들이여, 사업자금으로 고민하고 있다면 신용보증재단을 먼저 기억하시길….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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