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아 김해여성복지회관 평생교육원 원장

반가운 얼굴들을 다시 만났다. 김해문화재단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특화지역(문화도시) 조성사업' 공모를 진행하면서 시민 의견을 모으기 위해 마련한 간담회에서였다. 김해의 문화관련 전문가들과 담당공무원,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문화특화지역은 지속가능한 문화도시 성장과 발전을 목표로 문화체육관광부가 5년간 매년 7억 5000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김해시는 2016년 신청해 공모에 선정되고도 도비 지원을 받지 못해 진행하지 못했던 아픔이 있다. 올해 다시 한 번 도전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김해시는 문화허브 활성화 사업을 통해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쉽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전문 문화기획 프로그램을 통한 문화적 이벤트를 진행해 특화된 문화도시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을 들자면 가야역사, 생태자원, 생활문화 등 김해의 고유자산을 특화시켜 문화도시를 구현하자면서 문화특화사업(소프트웨어)과 도시재생사업(하드웨어)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극대화를 고민하는 자리에 도시재생지원센터 담당자의 자리가 비었다는 사실이다.

김해는 가야문명의 발상지로서 정통성을 갖고 있으며, 역사유적 자원이 풍부하다. 여기에 낙동강, 김해평야, 화포천생태습지 등의 풍부한 생태자원을 가지고 있다. 또 장유를 중심으로 하는 신도시에 젊은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시민문화예술 자원이 확대되고 역량이 커지고 있다. 외국 이주민이 늘어난 덕분에 자연스럽게 다문화도 형성되고 있다.

김해는 다른 한편으로는 부산, 울산, 창원, 대구 등 대도시의 배후도시이자 허브도시로 물류산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인접 도시의 시민들을 관광객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관광자원 또한 풍부하다. 구시가지에서는 지역 활성화 사업인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해의 내적·외적 요소를 SWOT(강점·약점·기회·위기) 분석해 강점과 기회를 응접해서 지역과 세계가 만나는 소통과 교류의 문화도시 기반을 강화하고, 가야문명의 발원지로서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문화도시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

문화도시 활력사업으로 '문화도시 네트워크'를 만들어 문화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시민문화공작소를 통해 '시민 문화도시 김해'를 만드는 창조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역문화 창의인재 육성사업인 '문화기획자 학교'를 운영해 시민의 힘으로 문화도시 김해를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문화기획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문화도시 기반사업으로 '문화블랜딩'을 실시해 문화도시 김해의 이미지를 재창조하고, 도시재생과 유휴공간 활성화를 통해 문화적 잠재력을 지닌 장소를 재발견하고 가치를 창조해야 한다. 공유경제 플랫폼을 통해서는 도시경제 활성화를 위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개발해야 한다.

문화도시 특화사업인 '왕릉문화살롱 프로젝트'와 '느리게 걷기'를 통해 김해의 문화자원을 일상 속에서 만나고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 시민문화예술대학에서는 시민 맞춤형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해 시민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월드스트링 뮤직 페스티벌'을 통해서는 다양한 세계문화와 김해 전통문화가 만나는 무대를 만들고, '그린 페스티벌'에서는 생태환경에서 일상적으로 즐기는 축제를 진행하고, 이주민과 함께 문화예술을 만들어 가는 다국적 축제를 추진해야 한다.

문화는 사회에서 떨어져 독단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다. 정치를 이해하려면 경제, 사회와 어떻게 상호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알아야 하듯이 문화도 사회의 여러 분야와 상호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굳이 차이를 들자면 경제·정치·사회는 물질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지만, 문화는 상징적으로 관계를 맺는다는 점이다. 결국 문화는 상이한 영역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규제하면서 사회적 총체(문화)를 생산한다. 이런 점을 바탕에 두고 도시재생사업과 문화특화사업이 서로 협력해 나간다면 '가야 2000년의 고도' 김해는 세계로 뻗어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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