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다른 계절보다 피로를 더 유발한다. 겨울이 봄으로 변할 때 신체가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다. 봄에 춘곤증이 잘 나타나는 것은 신체리듬이 계절에 적응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 피로가 장기간 지속되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발전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한 자료에 따르면 만성피로증후군의 진료인원은 3월부터 서서히 증가해 6월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갑을장유병원 임동현 진료부장은 "피로는 주관적인 증상이어서 사람마다 표현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 힘들어 일을 할 수 없는 상태가 계속되는 권태감이 피로라고 할 수 있다. 생리학적으로는 인체에 쌓인 노폐물이 피로를 유발한다. 하지만 피로 증상은 생리적인 현상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정신적, 사회적 요인들이 작용하는 복잡한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장기간 피곤하면 만성피로 발전
3월부터 늘어나 6월에 가장 많아

과로, 스트레스, 우울증 등 원인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증세

현미, 채소 먹고 가공식품 피해야
유산소운동, 스트레칭 큰 도움
일상 어려울 정도면 진료 필요



■만성피로증후군
기운이 없어 지속적인 노력·집중이 필요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나 일상적인 활동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기운이 없는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만성피로증후군이라 한다.
 
만성피로를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특정질병보다는 반복되는 과로, 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다. 우울증, 불안 증가 등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요즘 젊은 여성들이 피로 증상을 겪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는 심한 다이어트와 불규칙한 식사 때문에 비타민·미네랄 결핍 등 영양 불균형에 시달리거나, 출산 후 육아활동 때문에 수면 장애를 겪기 때문이다.
 
만성피로증후군의 증상으로는 우선 집중력 저하와 기억력 감퇴를 들 수 있다. 피로가 지속되면 두통, 근육통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독감 증상과 유사한 전신 통증, 무력감을 느낄 수 있다. 설사, 변비, 소화불량 같은 위장 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어지럼증, 식은땀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심한 경우 탈모, 성기능 장애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만성피로증후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48.3%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세 이상 중년 여성 환자는 같은 연령의 남성보다 53.3%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 부장은 "피로는 육체적 과로나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의한 게 대부분이다. 생리적 피로는 휴식과 안정이 필요하다는 몸의 신호이기 때문에 방치해선 안 된다. 피로를 방치하면 면역기능에 이상을 일으켜 저항력 감소를 초래한다. 실제로 피로가 가중되면 감기, 결핵을 비롯한 감염성 질환에 잘 걸린다. 평소 잠복해 있거나 지병이었던 만성질환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정신집중 장애, 작업 능률 저하, 망각 증상, 활력 감소, 판단력 저하, 짜증 등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만성피로 대처법
피로 증상을 느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인을 찾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보다 피로회복제 등 임시방편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피로회복제는 카페인이 주성분이어서 각성 효과 때문에 일시적으로 차도를 내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주부들의 경우 만성피로를 해소하기 위해 틈을 내 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시간제로 사회활동을 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가족을 떠나 친정에 가거나 여행을 하는 게 좋다. 충분한 식사와 잠, 적절한 운동은 필수 사항이다.
 
만성피로증후군 치료법으로는 식이요법, 운동요법, 스트레스 관리, 인지 행동 치료 등이 있다. 간단한 식이요법으로는 현미 등 다당류로 된 정제되지 않은 음식,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 저지방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게 좋다. 가공식품은 피해야 한다. 특히 포화성지방, 커피, 홍차, 콜라, 인삼, 마테차, 알콜 등과 같은 자극적인 식품과 단맛이 나는 감미료, 동물성 지방, 인공 식품첨가제는 절대 섭취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피로가 심하면 운동을 하지 않고 쉬려는 경우가 많다. 이는 근육 상태를 망가뜨리고 피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걷기, 자건거 타기, 수영 등 점진적인 유산소 운동이나 간단한 스트레칭은 적정 체중 및 신체 균형 유지에 도움을 줘 만성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임 부장은 "평소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건강을 찾는 게 만성피로 방지에 도움이 된다. 만성피로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운 정도라면 전문의를 찾아가 원인을 알아내야 한다. 생활습관에 의한 단순피로 증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증세가 심해지고 체중 감소, 기억력 감퇴 등이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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