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중앙당 내에서는 물갈이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을 휩쓸고 있는 물갈이론의 거센 파고가 김해를 피해 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벌집 쑤셔놓은 듯 한나라당 '발칵' 지역은 김정권·김태호 '무풍지대' 평가

한나라당 김정권 사무총장(김해갑)은 최근 여권에서 일고 있는 19대 총선 물갈이론의 진앙지 중 하나다. 홍준표 대표가 최고위원들의 거센 반발을 무릅쓰고 앉힌, 그래서 당내 누구에게든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할 '빚'이 적은 김 사무총장은 지난 3일 '자발적 용퇴론'을 주창, 당을 후끈 달궈 놓았다.
 
"내년 대선을 위해 총선에서 자기 희생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는 그의 말에 제 발 저린 중진들은 펄쩍 뛰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4일 여기서 한발 더 나갔다.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물갈이론 2탄을 터뜨린 것이다. 그는 "서울 강남과 같은 당의 텃밭 지역에 비례대표 의원들이 (공천 받으러) 몰려간다면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마할 지역구 물색에 여념이 없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타깃으로 삼아 거센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한나라당 김용태 기획위원장도 거들고 나섰다. 김용태 기획위원장은 4일 "지역구 내에서 대통령이나 당 지지율보다 낮은 지지율을 보일 경우 공천에서 탈락시켜야 한다"면서 "이래야 한나라당이 변화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는 인상을 국민에게 줄 수 있다"고 강조, 한나라당을 온통 들쑤셔 놓았다.
 
한나라당 중앙당은 연일 물갈이론으로 바람 잘 날이 없지만, 김해는 의외로 조용하다. 갑·을 2개의 지역구가 있는 김해는 한나라당이 국회의원 2석을 모두 차지하고 있다. 김정권 사무총장이 갑지역, 김태호 의원이 을지역 국회의원이다.
 
현재로서는 내년 총선을 앞둔 공천 경쟁에서 두 의원이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3선을 목표로 하고 있는 김정권 의원은 지난해 시장선거에서 자신이 공천한 후보가 민주당에 패배, 한 때 입지가 흔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공천을 좌우할 수 있는 사무총장에 전격 발탁돼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다.
 
김태호 의원 역시 4·27보궐 선거에서 애초 예상과 달리 거센 노풍을 뚫고 박빙으로 당선돼 차기 공천은 무난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음 총선에서 김태호 의원 만한 경쟁력을 갖춘 이를 사실상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지역 정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한나라당 중앙당 차원에서는 물갈이론으로 벌집 쑤신 듯 하지만 김해의 공천 구도는 이미 굳어진 것이나 마찬가지다"면서 "오히려 현역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야당이 어떤 전략을 가지고 맞설지가 더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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